정유4社 참여 미적미적…석유 전자상거래 순항할까
석유제품을 직접 사고팔 수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이 오는 30일 개장된다. 국내 석유제품 시장에 가격 경쟁을 도입해 유가를 안정시키려는 취지다. 하지만 공급자인 정유사들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30일 오전 10시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시장을 개장키로 했다. 정부가 지난해 4월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도입 계획을 발표한 지 1년여 만이다.

석유제품 전자상거래는 거래소 승인을 받은 실물 사업자만 참여한다. 정유사와 수출입업자는 제품을 팔고, 주유소가 사는 구조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주식을 거래하듯이 참가자들 간 호가 경쟁을 통해 거래가 체결(경쟁 매매)된다. 거래 상대방끼리 매매조건을 협의한 후 거래소에 신고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체결(협의매매)할 수도 있다.

석유제품 전자상거래의 성공 여부는 제품을 팔아야 할 4개 정유사들의 참여 여부다. 거래소 관계자는 “정유사의 참여를 망설이게 하는 장애물은 사라진 상태”라며 “늦어도 29일까지는 정유 4사가 참여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시 공급가액의 0.3%에 해당하는 세액을 공제하기로 하는 등 인센티브도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석유제품 혼합판매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는 등 유가 안정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점도 정유업계에는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여전히 참여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아 결정을 내리기가 조심스럽다”며 “온라인 전자상거래도 아직 익숙하지 않고 가격 등 민감한 문제들이 합의되지 않아 지금은 참여가 유보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산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인 만큼 물량은 여유가 있지만 공급방식이나 결제조건, 가격 등 결정해야 할 것들이 많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유미/윤정현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