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아시아 컨테이너 물량 한 달간 예약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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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물동량 늘어…수입업체 납기 차질 우려
머스크는 북유럽~아시아 동향항로(eastbound)에 대해 5월 초까지 예약을 받지 않기로 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중국 춘제(春節·설) 이후 물량 감소에 따라 투입 선박을 줄이면서 예약이 밀리고 있다는 게 머스크 측이 밝힌 이유다.
머스크 관계자는 “추가 예약을 받으면 이미 계약한 화물을 제때 인도하는 게 불가능할 뿐 아니라 터미널 운영까지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현 상황을 고려할 때 5월 초께야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제품과 부품 등에 대한 아시아 지역 수요가 예상보다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국내 수입업계는 머스크의 조치에 당황하고 있다. 수입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는 유럽연합(EU)에서 반도체용 제조장비, 승용차, 자동차부품 등을 주로 수입하고 있다. 유럽~아시아 노선에서 머스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다.
이병무 무역협회 물류협력실장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로 유럽에서 들어오는 물량이 10% 이상 증가했다”며 “유럽 수출업자들이 국내 업체들과 CIF(운임보험료 포함 인도 조건)로 계약했다고 해도 운임을 전가할 수 있고 FOB(본선 인도 조건)라면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추가 운임 인상을 위한 머스크의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선·화주 간 연간 운임 계약인 서비스컨트랙트(SC)를 갱신하는 것을 겨냥해 운임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며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해운사들은 추가 운임 인상에 따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