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투자펀드 출범 7년…30조원대 거대시장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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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투자기법 인정받으며 연평균 40% 고속 성장
낮은 운용수수료 등은 걸림돌
< 메가 M&A : 兆단위 인수·합병 >
▶마켓인사이트 3월23일 오전 9시9분 보도
사모투자펀드(PEF)가 출범 7년째를 맞이하면서 30조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수수료 기준으론 전체 투자은행(IB) 시장의 절반 수준으로 커졌다. 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인적자원 수준이나 투자 경쟁력도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주요 자금투자자(LP)들의 수수료 아끼기식 자금집행 관행과 각종 정책적 규제가 PEF 글로벌화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는 PEF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PEF 설정 규모는 지난 1월 말 현재 33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2006년 말부터 5년간 연평균 40%씩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08년 이후 매년 평균 6조원 안팎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2014년 말께는 5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국내 PEF의 급성장은 연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대체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린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대체투자는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자산 외에 PEF, 국내외 부동산, 원자재 등 새로운 대상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지난해 5.7%인 대체투자 비중을 2016년 10%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미국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싱가포르 국부펀드 등 해외 자금 유입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초창기 PEF들의 해산 실적도 양호한 수준이다. 국내 1호 PEF인 ‘미래에셋파트너스1호’가 6년간 1297억원을 투자해 2415억원을 회수한 것이 단적인 예다.
◆‘1조원대’ 대형 PEF 잇따라 등장
돈이 몰리면서 초대형 PEF도 늘어나고 있다. 약정 규모 1조원대의 대형 PEF는 지난해 산업은행PEF, MBK파트너스 등 9개에서 올해는 15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1위인 산은PEF는 올해 중 약정 규모를 5조3000억원에서 6조원 이상으로 늘려 아시아·태평양지역 1위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이다.
국내외 굵직굵직한 딜도 ‘토종’ PEF가 주도하고 있다. 미래에셋PEF는 지난해 세계 골프공 1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로 유명한 아큐시네트를 인수했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 매각 추진 당시 금융사들이 모두 손사래를 칠 때 MBK파트너스가 단독 응찰하기도 했다.
PEF가 한 해 창출하는 전체 수수료는 4500억원 선으로 IB 전체 시장의 절반 수준까지 증가했다. 2015년부터 PEF 시장의 수수료 수입은 7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점쳐진다.
◆낮은 수수료시스템 등은 개선해야
PEF시장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제반 투자환경은 아직 열악한 수준이란 지적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PEF들에 지급하는 수수료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글로벌 LP들은 기준수익률(통상 8%)을 초과하면 전체 수익의 20% 안팎을 성과보수로 준다. 하지만 국내 연기금들은 초과수익의 20%만 지급한다.
운용수수료도 문제로 꼽힌다. 사모투자펀드 컨설팅회사인 영국 프레킨의 2011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PEF들의 평균 운용보수는 2%다. 펀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아시아 지역에서도 2% 이상 받는 PEF가 90%에 이른다. 반면 국내 PEF의 평균 운용보수는 1.3% 수준에 불과하다.
과세제도도 토종 PEF의 글로벌화를 막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외국 PEF들은 국내에 투자한 주식의 양도차익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나눠주더라도 세금을 부담하지 않는다. 반면 국내 PEF는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돈을 받아 국내 주식에 투자하면 5~16.5%의 세금을 낸다.
좌동욱/고경봉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