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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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함민복
꽃에게로 다가가면
부드러움에
찔려
삐거나 부은 마음
금세
환해지고
선해지니
봄엔
아무
꽃침이라도 맞고 볼 일
지난해 늦깎이 신랑으로 장가간 뒤 동갑내기 부인과 함께 인삼가게를 차린 강화도 시인. 바다와 섬, 섬과 뭍, 땅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가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어지듯 그는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고 말합니다. ‘흙을 향해 허리 굽히는 게 모든 일의 시작인/ 농부들’도 그에게는 꽃을 피우는 사람들이고, 집과 건물들을 이어주는 전봇대도 그의 눈을 거치면 ‘꽃봇대’가 됩니다. 하지만 가끔은 ‘삐거나 부은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는 ‘부드러운 꽃침’에 스스로 찔리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곡선의 침. 오늘처럼 꽃샘추위에 마음을 삔 날은 정말이지 ‘아무/ 꽃침이라도 맞고 볼 일’입니다.
고두현 문화부장·시인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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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복
부드러움에
찔려
삐거나 부은 마음
금세
환해지고
선해지니
봄엔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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