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누구든 자기계발에 무심할 수 없다. 이때 한두 번쯤 떠올려보는 게 있는데 ‘프랭클린 다이어리’도 그 중의 하나다.

프랭클린이라는 대명사는 벤저민 프랭클린에서 연유한다. 프랭클린 플래너는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이 설립한 것이 아니지만 그의 상징이 되다시피한 시간 관리와 자기계발 아이콘 때문이다.

프랭클린은 절제, 침묵, 질서, 결단, 절약, 근면, 진실, 정의, 중용, 청결, 침착, 순결, 겸손의 13가지 계율을 정하고 수첩에 이를 적어 매일 실천했다. 그가 휴대하고 다녔던 수첩 형식에 착안하여 만든 게 바로 프랭클린 플래너라는 일정 관리수첩이다. 이 다이어리는 실용적인 덕목의 실천을 강조한 프랭클린의 ‘유작’인 셈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남긴 또 다른 유작으로 ‘자서전’이 있다. ‘사랑하는 아들에게’로 시작하는 이 자서전은 당시 뉴저지 주지사 윌리엄 프랭클린에게 주는 편지형식으로 썼다. 프랭클린 생전에는 출간하지 못하고 사후 윌리엄의 아들이 할아버지의 유작을 ‘자서전’이라는 타이틀로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은 현대인들에게 요구되는 자기계발 지침서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역사학자 대니얼 부어스틴은 ‘창조자들’이라는 책에서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이렇게 평한다. “그의 자서전은 독립선언 이래로 미국인이 쓴 책 중에서 가장 널리 읽힌 책일 것이다. 현대문학의 중대한 형식인 성공담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그것은 연대기요, 신조의 기록이며 자수성가를 꿈꾸는 자를 위한 시나리오다.”

달리 말해서 그의 시나리오대로 실행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프랭클린은 영국에서 대장장이이자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고 인쇄업을 하던 형의 밑에서 도제공으로 일했다. 형과의 불화로 17세에 출가해 과학자, 발명가, 외교관, 저술가, 정치가로 우뚝 섰고 미국을 일으킨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았다.

프랭클린의 ‘자서전’은 18세기 이후 지금까지 성공을 꿈꾸는 이들의 필독서로 누구든지 근면하게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했다. 성공에 이르는 꿈의 시나리오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100달러 지폐의 주인공인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그의 ‘자서전’은 두 명의 편지가 자극제가 되어 무려 17년에 걸쳐 집필됐다. 한 사람은 그의 친구인 에이블 제임스인데 “미국 젊은이들에게 근면, 검소, 절제라는 위대한 정신을 불어 넣어 주고 사업에 빨리 눈뜨게 해주는 데 당신만큼 큰 힘을 발휘할 사람은 없습니다”라는 편지를 보냈다. 또 한 사람은 벤저민 보건이라는 프랭클린 추종자로 자서전을 쓴다면 ‘플루타르크 영웅전’보다 더 역작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

“선생님의 자서전으로 다른 자서전들이 많이 나오게 되고 그래서 사람들이 자서전에 실릴 만한 삶을 살고자 노력한다면 그것은 ‘플루타르크 영웅전’을 모두 합친 것만한 값어치가 있겠지요.”

이들의 말대로 프랭클린의 자서전은 성공을 추구하며 절제있는 생을 살고자 하는 이들의 바이블이 되면서 ‘플루타르크 영웅전’에 버금가는 고전이 됐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13가지 미덕을 매일 실천하고 점검한 결과 지속적인 자기 확장을 통해 대통령보다 더한 이름을 남겼다.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을 쓴 월터 아이작슨은 “프랭클린이 발명한 것 중에서 가장 흥미롭고 끊임없이 재창조된 것은 바로 그 자신이다”고 했다.

최효찬 < 연세대 연구원·자녀경영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