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이란산 원유수입 급감
지난달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의 이란산 원유 수입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산 원유 최대 수입국이며 이란 제재에 반대 입장을 보였던 중국은 최근 1년 새 원유 수입량을 40% 줄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미국이 대이란 제재 동참 압력을 강화하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는 이란이 수출하는 원유의 65%가량을 소비하는 최대 수입처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20% 이상을 수입하는 이란 석유의 최대 고객이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연합(EU) 주도의 이란 핵 제재에도 공식적으론 반대해왔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달 이란산 원유를 하루 평균 28만8000배럴 수입하는 데 그쳐 전년 동기 대비 수입량이 40% 감소했다. 지난달 일본의 이란산 원유 수입 규모도 전년 동기 대비 34% 줄었다. 한국의 수입량도 590만배럴로 전월 대비 16% 감소했다.

주 수요처인 아시아에서 구매물량이 줄면서 이란의 석유 생산량은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월 이란의 석유 생산량이 하루 평균 338만배럴로 2002년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추정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0일 일본과 EU 10개국 등 11개 국가에 대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이미 상당량 줄인 만큼 이들 국가의 은행을 제재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중국 인도 등은 이번 면제 대상에서 제외해 이란산 석유 수입 축소 압력을 높였다.

FT는 “미국이 이란 제재에 반대하는 중국과 인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이란산 석유 구입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아직 중국이 대이란 제재에 동참한 것으로 해석하긴 이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