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5개월 만에 무역흑자…美경기회복ㆍ엔低 효과
일본의 2월 무역수지가 5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미국 경기 회복과 엔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량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 주요인이다.

일본 재무성은 22일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가 2월 329억엔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9월 이후 5개월 만의 흑자다. 시장의 예상보다 회복 속도가 빨랐다. 블룸버그는 최근 실시한 전문가 설문조사를 통해 일본의 2월 무역수지가 1200억엔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2월 수출은 5조4409억엔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에 비해 2.7% 줄어든 것이지만 전달(9.2% 감소)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크게 둔화됐다. 일본의 무역수지는 지난 1월 1조4769억원의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지역별로는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2월 대미 수출은 9533억엔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11.9%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이 26.9% 늘어나며 분위기를 잡았다. 철강 건설 기계 등도 호조를 보였다. 반면 아시아 지역에서는 부진이 이어졌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수출액이 6.6% 감소하며 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다. 중국 수출이 13.9% 줄어든 영향이 컸다. 유럽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10.7% 감소했다.

2월 무역수지가 반짝 실적을 내긴 했지만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회복세를 점치기엔 아직 무리라는 견해가 우세했다. 이노 뎃페이 미쓰비시도쿄UFJ은행 애널리스트는 “2월 흑자가 의외이긴 하지만 흑자 규모는 최근 30년간 두 번째로 작은 수준에 불과하다”며 “고유가로 수입액이 급증할 가능성도 높아 향후 무역수지를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무역수지 흑자 전환 소식은 외환시장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쳤다. 이날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0.5엔가량 오른 83.14엔까지 상승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