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HP)가 PC사업 부문과 프린터사업 부문을 다시 통합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HP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PC사업과 프린터 사업을 통합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보도했다. WSJ는 “HP의 변신을 위한 멕 휘트먼 최고경영자(CEO)의 도전적인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통합된 사업부문은 PC부문 대표인 토드 브래들리가 이끌게 된다. 프린터 부문을 이끌었던 비요메시 조시는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HP가 두 사업 부문을 통합하는 것은 수익성 개선과 비용절감을 위해서다. HP는 PC와 프린터에서 연간 약 650억달러의 매출을 올린다. HP 전체 매출의 51%에 해당한다. 두 부문의 순익총계는 약 63억달러다. 하지만 올 1분기 HP PC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4% 줄었다. 프린터부문의 순익도 2011년 2분기부터 급격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작년 HP는 PC부문 분사를 검토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감원을 통한 비용절감도 예상된다. 구조조정 이후 양 사업부는 영업과 마케팅 인력을 공유할 예정이다. 감원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한편 HP의 PC와 프린터 분야의 통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CEO가 바뀔 때마다 두 사업부는 통합과 분리를 반복했다. WSJ는 “PC사업과 프린터사업의 통합, 분리는 CEO의 의식”이라고 지적했다. 2005년 칼리 피오리나 전 CEO는 두 사업부를 하나로 합쳤지만 다음 CEO인 마크 허드는 6개월 만에 이를 되돌려 놨고 후임 CEO 레오 아포테커는 아예 PC사업 분사를 검토했지만 휘트먼은 이를 백지화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