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 주역, 문화 마케팅ㆍ메세나에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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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사외이사된 송승환 씨
송 대표는 기업의 문화 마케팅 성공 사례로 미국의 담배 제조사인 필립모리스를 예로 들었다. 그는 “1985년 뉴욕으로 떠나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경험하던 중 ‘브루클린 음악 아카데미(BAM)’에서 매년 열리는 신진 예술가들의 축제 ‘넥스트웨이브페스티벌’을 볼 수 있었다”며 “아이템은 좋지만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어 예술가들이 도전하기 힘들었던 공연들이 필립모리스 후원을 받아 성공적으로 열렸다”고 말했다. 건강에 해로운 담배를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 때문에 곤혹을 치르던 필립모리스가 문화 마케팅으로 이미지 쇄신에 성공했다는 게 송 대표의 설명이다.
송 대표는 최근 가맹점 수수료율 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카드사를 비롯해 다른 기업들도 문화 마케팅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공연이나 전시 등 문화 행사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고객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전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고객이 원하는 좋은 공연을 통해 기업과 고객이 함께 윈·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의 문화 마케팅이 문화시장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송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현실적인 이유로 공연을 접하기 힘든 문화 소외계층이 기업의 지원으로 문화를 향유하는 기회를 얻게 되면 향후 새로운 문화시장 형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그러나 기업들이 문화를 단순히 마케팅 수단으로만 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인기 있는 프로그램에만 지원이 쏠리는 것이 문화의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케팅을 위한 문화’만이 아닌 ‘문화를 위한 마케팅’까지 함께 생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도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단순히 문화를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공헌 차원에서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메세나’(기업의 문화예술 지원활동)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송 대표는 “일부 전통문화는 흥행성이 떨어져 정부나 기업의 지원 없이 자생하기 힘들다”며 “문화를 지키고 키우는 프로그램이 장기적 측면에서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마케팅”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카드업계 문화 마케팅에 대해선 “현대카드는 슈퍼콘서트 등으로 이미 많이 알려졌다”며 “삼성카드 측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들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