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거래일 기준 사흘 만에 반등에 나섰지만 뜨뜻 미지근한 흐름은 여전하다. 증권가에선 이번주 증시가 모멘텀 공백기를 거치며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발표 예정인 미국 주택경기 관련 지표들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19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16포인트(0.30%) 오른 2040.60을 기록 중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주에는 19일(현지시간) 2월 전미주택건설협회(NAHB) 주택시장지수를 필두로 미국 신규주택 착공 건수, 기성주택 판매(1월), 주택가격지수, 신규주택판매 지표가 줄줄이 발표된다.

부동산 경기가 고용, 소비와 함께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모멘텀 공백기와 함께 펀더멘털 확인 구간을 맞을 증시에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5일 이동평균선(2037) 부근에서 반등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번주 미국 부동산 관련 경제지표에 대한 기대가 남아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며 "경기회복 기대와 함께 금리 상승 기대가 실리며 증권, 은행, 건설 등 이른바 '트로이카'주들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 건설업종지수는 2.61% 뛰며 전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은행이 1.57% 올라 그 뒤를 잇고 있고, 증권 역시 1% 넘게 강세를 타고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 금리 상승과 환율 변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강화 등 유동성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에선 변화가 나타나고 있고, 미국 부동산 경기 역시 펀더멘털에 확신을 주기는 쉽지 않을 것을 점쳐지고 있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차 양적완화(QE3) 관련 언급이 나오지 않으면서 유동성 추가 유입 기대가 경감, 코스피지수 상승세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와 기업실적 확인 과정을 거칠 전망이지만 미국 경기가 돌아서고 있다는 확신이 굳혀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 역시 "유동성이란 맨틀이 흔들리고 있는 시점에서 증시가 마냥 위를 바라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악순환의 출발점이었던 주택시장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여부가 유동성 장세 이후의 시장 모습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번 미 주택시장 지표 발표 다음 미 모기지 금리의 상승 여부와 이후 주택관련 지표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했다.

미국 주택지표가 개선될 경우 정보기술(IT) 중 가전업체 수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규 주택 구매 시 가전 수요가 함께 발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경하 연구원은 "미국 부동산 경기 회복 기대는 IT주 중에서도 가전 부문의 회복과 관련성을 가질 수 있는데 가전, 주택이 모두 내구재 성격을 갖고 있어 경기 회복 사이클에 함께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Wealth Effect) 역시 소비성향을 높이는 효과로 전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표상으로도 미 가전업체 월풀의 주가가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주택시장지수와 함께 움직이고, 한국 하드웨어 업체 주가가 월풀의 주가와 함께 움직이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