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 암 사망률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심영목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장은 “암 예방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의 실천과 조기검진만으로도 암 질환의 상당부분은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심 센터장은 이어 “특히 발병하면 치유가 힘든 폐암, 간암, 췌장암, 담관암 등 악성종양은 자각증상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조기검진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한 인생] 폐암, 호흡기 질환 증상과 비슷…흡연자는 정기검진 꼭 받아야

◆한국인 사망 1위 폐암

폐암의 사망률은 2010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31.3명이다. 간암(22.5명), 위암(20.1명), 대장암(15.4명)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전체 폐암 환자의 80~90%는 흡연 때문에 암에 걸린다. 엄상원 삼성서울병원 폐암센터(호흡기내과) 교수는 “폐암은 대개 흡연을 시작한 지 20~30년 지난 후 발생한다”며 “흡연량이 많고 흡연 기간이 길수록 발병률은 높아진다”고 말했다.

간접흡연도 문제다. 매년 폐암 발생의 2~3%는 간접흡연으로 인한 것이다. 폐암의 초기 증상은 심한 기침, 피 섞인 객담(객혈), 호흡곤란, 가슴통증, 쉰 목소리, 체중 감소, 머리와 양팔의 부종 등이다. 호흡기 질환의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폐암의 조기 진단율을 높이기 위해 최근에 사용되는 검사는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이다. 암 덩어리가 지름 2~3㎝ 이상일 경우에만 확인이 가능했던 가슴 X선 촬영에 비해 저선량 CT는 3㎜ 정도의 작은 암 덩어리도 발견할 수 있다.

45세 이상에서 하루 1갑 이상 20년 넘게 흡연한 사람은 6~12개월에 한 번씩 반드시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간암, 간경변증·간염 환자 조심해야

[건강한 인생] 폐암, 호흡기 질환 증상과 비슷…흡연자는 정기검진 꼭 받아야
간암은 만성 B형 간염환자와 보유자, 만성 C형 간염환자, 간경화 환자, 기타 만성 간질환자, 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생 빈도가 높다. 특히 만성 B형 간염환자는 10년, 20년 후 각각 11%, 35%에서 간암이 생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발생 위험도가 높은 사람이라면 보통 3~6개월 간격으로 간 기능검사, 복부 초음파검사, 혈청알파태아단백질혈액검사를 받는다. 특히 오른쪽 윗배에 통증이 있거나 체중이 줄거나 피로해지는 증세가 생기면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백승운 간암센터(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 초기에는 위암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증상이 없다”며 “방심하지 말고 정기검진을 꾸준히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간암을 예방하려면 발생 위험이 높은 집단에 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B형 간염을 예방하는 백신을 맞아야 한다. 평소 위생관리에 좀 더 신경을 쓸 필요도 있다. 다른 사람과 칫솔, 면도기, 손톱깎이를 같이 사용하지 말고 지나친 음주를 삼가며 흡연도 피하는 것이 좋다.

◆위암, 초기증상 없어도 내시경 검사를

위암은 별다른 초기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위암 환자의 80%는 초기에 증상이 없거나 경미해 진단이 늦어진다. 초기 위암은 소화불량, 속쓰림, 윗배 통증, 불편함, 구역질, 체중 감소, 식욕 저하, 피로 증상이 나타난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증상이다. 만약 40대 이상에서 이런 증상이 계속되면 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한다.

손태성 위암센터(소화기외과) 교수는 “위암 환자의 사망률은 1994년부터 크게 감소하고 있다”며 “내시경 검사가 발달하면서 초기에 위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암이 걱정된다면 40세부터는 최소 2년에 한 번 위내시경 검사, 위장조영술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가족 중에 위암 가족력이 있다면 20대부터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다. 위암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식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사람들이 자주 먹는 맵고 짠 음식, 탄 음식은 위암 발생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