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모씨에게는 요즘 걱정거리가 하나 있다. 얼마 전 친구들과 등산을 하다 무릎을 심하게 다쳤기 때문이다. 걷기가 힘들 정도지만 워낙 바쁘다 보니 수술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자가 골수줄기세포를 이용한 관절연골 재생술’을 고시하면서 국내에서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놓였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이미 간편하고 대중적인 치료법으로 널리 쓰이는 비수술 시술법이기 때문이다.

◆자가 골수줄기세포 관절연골치료, 한국서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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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2일 수술하지 않고 자가 골수줄기세포로 관절연골을 재생하는 치료술에 대해 신의료기술로서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인정하는 확정고시를 했다. 이 기술은 미국 하비스트사에서 하버드대 면역질환연구소와 공동연구한 후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술돼온 치료법으로,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 후 2012년 복지부 고시로 이제 국내서도 시술이 가능해졌다.

‘스마트 자가골수줄기세포 치료술’은 자기 몸의 장골능(엉덩이뼈)에서 골수 60㏄를 추출한 후 특수 원심분리기와 전용키트를 이용해 줄기세포를 최대한 농축하고 증폭시킨다. 농축된 골수에는 8억~9억개의 유핵세포와 성장인자, 혈소판이 포함돼 있어 손상된 관절, 근육, 인대, 골, 피부 등을 재생할 수 있다. 이런 골수를 손상된 연골 부위에 바로 이식하면 치료가 완료되며 소요 시간은 대략 1시간 이내다.

이는 그동안 대표적인 수술 치료법이었던 연골이식수술의 단점을 극복한 시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원래 연골은 혈관이 없는 조직이기 때문에 손상돼도 스스로 재생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존에는 연골이 손상된 경우 자기 몸의 연골조직을 떼내 배양한 후 다시 이식하는 등의 수술이 필요했다.

수술에 따른 통증은 물론 후유증에 대한 두려움, 장기 입원, 그리고 오랜 재활치료 등이 필요했지만 줄기세포 치료술은 이 같은 염려가 필요 없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세계적 골프선수인 타이거 우즈와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식축구 MVP를 거머쥔 하인즈 워드도 이 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본인 골수에서 추출해 주입하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거의 없고, 조직 재생의 속도가 빨라 통증이 빠르게 완화되는 것도 장점이다. 시술 후 즉시 완화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1주일 후 부터 효과가 나타난다. 다만 시술 후 2주까지는 차가운 찜질을 해주는 게 효과적이고 음주나 사우나, 과격한 운동은 삼가야 한다. 대개 4주쯤 지나면 통증이 거의 사라진다.

◆선한목자병원, 국내 최고 권위 자랑

이창우 선한목자병원 원장은 관절·척추 분야의 권위자로 1997~1999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박사후연구원, 피츠버그 의대 스포츠의학연구소 등을 거치며 이 분야에서 오랜 시술 경험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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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 피츠버그 의대 스포츠의학 유전자 치료연구소에 근무하는 동안 줄기세포 치료술을 연구해 국제학회에 연구 논문을 게재했으며, 2002년 귀국 후 현재까지 인하대 생명공학과 김동일 교수팀과 연골세포, 골수줄기 세포 및 골막유래줄기세포 공동 연구를 통해 연골, 골, 지방 세포 분화에 대한 논문을 국제 학회지에 발표했다. 2008년 4월에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가 우주에서 시행한 줄기세포연구를 주관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자가골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하는지 확인하고 병원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자기골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 치료술은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를 받았지만 자가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 치료술은 아직 국내에선 검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에 따라 시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으므로 자신의 상태가 줄기세포치료에 적합한지 제대로 상담해줄 수 있는 의료진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