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 상위 10개 중 8개는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99개 국내주식형 펀드 중 연초 이후(15일 기준) 수익률 1위는 ‘삼성 KODEX 조선ETF’(38.5%)가 차지했다. 그 다음은 ‘미래에셋맵스 TIGER 조선운송 ETF’(32.0%)였고, ‘삼성 KODEX 증권 ETF’(27.8%) ‘미래에셋맵스 TIGER 레버리지 ETF’(27.1%) 등도 10위권 내에 들었다. 일반 펀드 중에서는 ‘한화 2.2배 레버리지인덱스 A’(29.6%)와 ‘KB 중소형주포커스 C’(23.9%)만 이름을 올렸다.

ETF는 펀드를 한국거래소 시장에 상장시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삼성 KODEX 조선’을 예로 들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STX조선해양 등 10개 종목을 담고 있다. 일반 펀드와 다른 점은 주식처럼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붙어 있다는 점이다. ‘삼성 KODEX 조선’의 현재 가격이 2만1180원이라면, 이 가격에 ETF를 매수해 가격이 오르면 수익이 나고 떨어지면 손실이 나게 된다.

ETF는 장마감 가격으로 수익이 결정되는 일반 펀드와 달리 장중에 수시로 매수, 매도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상황 변화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주가가 전날에 비해 1%밖에 오르지 않았다고 해도, 장중에 -3%까지 하락했다 반등한 것이라면 최대 4.12% 수익을 낼 수 있다.

특정 업종이나 테마의 상승에 베팅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보유종목이 투명하고, 투자대상이 세분화돼 있어 입맛에 맞게 고를 수 있다.

현재 나와 있는 ETF 상품을 보면 업종별로 은행 증권 에너지화학 건설 조선 반도체 철강 미디어통신 보험 제약&바이오 정보기술(IT) 등이 있고, 그 외에 레버리지 인버스 코스닥엘리트 5대그룹주 수출주 중국소비테마 등 다양한 테마가 있다. 지난해 자동차가 주도업종으로 활약했을 때는 ‘삼성 KODEX 자동차’가 22.5%로 국내주식형 상품 중 수익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올 들어선 조선 증권 은행 반도체 IT 건설 업종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이와 관련된 ETF의 수익률이 좋은 편이다. 반면 ‘미래에셋맵스 TIGER 제약&바이오’는 손실이 10.3%에 달한다. ‘미래에셋맵스 TIGER 미디어통신’(-7.5%) ‘미래에셋맵스 TIGER 필수소비재’(-3.4%) ‘우리 KOSEF 고배당’(2.6%) ‘삼성 KODEX 보험’(2.9%) 등도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ETF의 또 다른 장점은 저렴한 비용이다. ETF 수수료는 연 0.15%(TIGER200)에서부터 연 0.93%(KODEX 레버리지, 인버스)까지 다양하지만 연 0.5%가 평균적이다. 그에 반해 일반주식형 펀드는 보통 2% 내외를 총보수로 떼어간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왜 ETF에 투자해야 하는지를 한마디로 대답한다면 저렴한 비용의 분산투자 효과”라며 “적립식 펀드에 돈을 넣듯 장기간 꾸준히 투자한다면 저비용으로 시장의 상승세에 편승할 수 있는 효과적인 투자전략”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SAVE in FUND] ETF 강세 … 수익률 상위 10개중 8개 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