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4년 만에 1400 돌파…기업들 사상 최대 '배당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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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S&P의 분석을 인용, 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이 지금까지 발표한 올해 주당 평균 배당금은 29.02달러로 집계됐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S&P가 평균 배당금을 집계한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2008년 6월 28.96달러였던 평균 배당금은 2009년 8월 21.44달러로 26% 급감했다. 금융위기로 이익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었다. 이후 배당금은 꾸준히 증가해 지금까지 증가율은 35%에 달한다. S&P는 기업의 배당금을 매달 집계한다.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은행들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를 통과한 뒤 배당을 늘리고 있다. JP모건은 이번 주 분기 배당금을 주당 30센트로 20% 늘리겠다고 밝혔다. 웰스파고와 US뱅코프 등도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스코시스템스 등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배당을 늘리고 있다. 하워드 실버블라트 S&P 선임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면서 배당 여력이 커졌다”며 “더 많은 은행들이 배당을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기업들은 경기회복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현금이 쌓이자 배당을 늘리고 있다. 무디스의 집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금융업종을 제외한 미국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은 1조2400억달러(1395조원)에 이른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시스템스, 구글, 화이자가 현금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으로 꼽혔다. 이들이 보유한 현금은 총 2760억달러에 달한다. 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작년 S&P500 기업들의 주당 평균 이익은 92.23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잇따라 배당을 늘리겠다는 발표가 나오는 등 투자 여건이 개선되자 미국 증시는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다우와 나스닥 지수가 13,000선, 3000선을 각각 넘어선 데 이어 이날 S&P500 지수도 1400선을 돌파했다. 2008년 6월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지만 전통적으로 배당을 많이 해온 기업들의 수익률은 시장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배당주는 약세장이나 주가가 크게 움직이지 않는 횡보장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을 낸다. 경기방어주 역할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세장에서는 탄력 있게 오르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 이런 추세가 최근 상승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난 셈이다.
올초부터 지난 14일까지 S&P500 고배당주 지수 상승률은 7.1%로 S&P500 지수 상승률(11%)을 밑돌았다. 작년에는 고배당주 지수 상승률(8.3%)이 S&P500 지수 상승률(2.1%)을 웃돌았다.
올 들어 지금까지 다우 지수에 편입된 30개 블루칩 가운데 배당수익률이 높은 10개 종목을 일컫는 ‘다우의 개(the Dogs of the Dow)’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다우의 개’란 해마다 배당을 많이 주는 우량주인데도 주가는 더디게 움직여 투자자들을 애태우게 한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