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테이프 살인사건'의 현장이 복원된다.

오는 17일 방송될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범인의 메시지와 의도를 해석해 베일 속에 싸여 있는 범인에 한 발짝 다가가 본다.

# 연출된 살인 현장

'청테이프 살인사건'의 숨겨진 진실은?
지난 2008년 5월 7일, 부산의 가정집에서 청테이프로 얼굴이 감긴 한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여성의 사인은 비구폐쇄성 질식사였다. 사건 현장은 일반적인 강도 살인처럼 보였다. 헤집어 진 옷장과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 방바닥에 어지럽게 나있던 족적이 이를 방증했다.

그러나 수많은 강도 살인사건 현장을 봐왔던 베테랑 장 형사는 부자연스러운 현장에 의심을 품게 된다.

# 과학 수사로 밝혀진 범죄 시나리오

현장은 어지럽혀 있었다. 그런데 피해자에겐 전혀 외상이 없었다. 여성의 양손은 가지런히 앞으로 묶여 있었다. 보통 결박은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양손을 몸 뒤로 묶는다.

여인은 청테이프에 의해 질식한 것이 아니라 이미 질식사한 상태에서 청테이프를 감은 것으로 드러났다. 살인이 일어난 후 행해진 일이라는 것이다.

단순 강도 살인 같았던 이 사건은 증거들을 시간 순으로 엮어 시나리오를 짜보면 커다란 모순이 있었다.

살해는 빠른 시간 안에 이뤄졌지만, 범은은 현장을 꾸미는데 공을 들였다. 살해라는 목적이 성공했음에도 현장에 오랜 시간 머문 범인. 그가 연출한 현장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그는 무엇을 그토록 속이고 싶었던 걸까?

# 한 장의 사진

범인은 현장에 일체의 지문과 머리카락을 남겨놓지 않을 정도로 치밀했다. 수사의 방향을 흩뜨리기 위해 강도 살인으로 위장 하기도 했다.

그는 왜 살인 후 오랜 시간 그 곳에 머물며 꼼꼼하게 피해자의 얼굴을 가린 것일까?

사건을 맡고 있는 강력반 형사들은 모두 수첩에 한 장의 사진을 가지고 다닌다. 그것은 억울하게 죽어간 피해자의 생전 모습이다. 그들에게 이 사건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