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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재판부에 '법 없이도 산다' 설명하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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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세계로 출근한다' 펴낸 박은영 김앤장 변호사

    중재변호사는 법·영어外 세계사·문화 소양 갖춰야
    "유럽재판부에 '법 없이도 산다' 설명하려니…"
    “한국 기업이 외국 회사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그동안의 호의에 감사드리고…’라고 격식차린 것을 보면 서양 재판부가 어리둥절해하죠.”

    박은영 김앤장 변호사(47·사진)가 15일 저서 ‘나는 세계로 출근한다’를 내고 13년 동안 국제중재 분야에서 활동한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국제중재 변호사들에겐 법률지식과 영어실력 외에 세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소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국제중재 변호사들끼리의 회의가 있었는데 ‘스콧 방식’으로 할지, ‘아문센 방식’으로 할지를 결정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남극에서 해군 장교 출신의 원칙주의자 스콧이 규칙을 철저히 세우고 탐험한 것처럼 일을 처리할지 아니면 아문센처럼 그때그때 유연하게 대처할지를 이야기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반대로 한국의 문화를 외국인들에게 이해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 사례로 1990년대 후반 국내 기업이 남미에 합작투자를 했다 상대 기업 잘못으로 거액의 손해를 보고서는 한 푼도 배상받지 못할 뻔한 사건을 소개했다.

    이 기업은 국제중재로 다투기 전에 수차례 경고장을 보냈는데 항상 서두에 ‘귀사의 평안을 기원하며 그동안 감사했다’는 말을 적었다.

    상대 측 외국인 변호사들은 “봐라, 이렇게 사이가 좋고 문제가 없었는데 이제와서 무슨 문제 제기냐”고 주장했고 유럽과 남미인으로 구성된 중재 재판부는 물론 같이 일하는 미국 변호사도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박 변호사는 한국이 식민지 이후 외국법을 가져다 쓰면서 법과 살아가는 방식에 괴리가 있고, ‘법 없이도 산다’는 말이 ‘무법 상태다’(lawless)와는 반대 의미인 사례 등 서구와의 어법 차이를 들며 재판부를 설득, 승소를 이끌어냈다.

    박 변호사는 2003년 현대·기아차의 브라질 공장 건설과 관련한 2억달러 규모 소송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양태영 체조 선수의 동메달 오심 사건 등 굵직굵직한 국제중재 사건을 맡아왔다.

    박 변호사는 “1년에 4개월은 해외에 있고 지금까지 쌓은 마일리지가 83만”이라며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혼자 갖고 있기는 아까운 이야기를 틈틈이 기록하다 아예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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