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이상 ‘다이아몬드의 왕’이라 불려온 ‘해리 윈스턴’은 시계 한 개를 만드는 데 1년 이상의 시간을 쏟아붓는 시계 메이커로 유명하다. 윈스턴 가문이 3세대에 걸쳐 이끌어온 이 브랜드는 ‘레어 타임 피스’, 즉 희소성 있는 시계가 모토다. 때문에 명품의 가치를 아는 시계 수집가들 사이에선 해리 윈스턴 시계는 꼭 갖춰야 할 품목으로 꼽힌다.

해리 윈스턴은 올해 바젤월드에서도 시계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는 제품들을 선보였다. 여성을 위한 ‘프리미에르 레이디스’,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오퍼스 12’, 기술력과 착용감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프리미에르 페더’ 등이다.

프리미에르 레이디스는 해리 윈스턴의 대표적인 프리미에르 라인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으로, 36 크기의 케이스과 새틴 소재의 스트랩, 케이스와 스트랩을 연결하는 아치 모양의 러그(다리) 등이 특징이다. 기존의 프리미에르 라인과 달리 슬림한 실루엣, 마치 무지개처럼 오묘한 색감의 모패(마더오브펄) 다이얼(문자판)을 채택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이얼의 색감이 달라진다. 12개의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로 12개 시간을 표시했다. 쿼츠(배터리로 움직이는 시계) 버전과 오토매틱(차고 있으면 자동으로 태엽이 감기는 기계식 시계) 버전으로 나왔다. 화이트골드, 로즈골드 2가지 케이스 중 고를 수 있고 스트랩도 새틴이나 다이아몬드 등 다양하게 내놨다.

프리미에르 페더는 손목에 착 감기는 둥근 케이스, 마치 깃털처럼 가벼운 무게 등이 특징이다. 실제로 다이얼 안에는 깃털 세공사의 고대 기술을 응용한 깃털 장식이 수놓여 있다. 해리 윈스턴은 고급 깃털을 만들기 위해 깃털 세공 장인인 넬리 소니어에게 제작을 의뢰, 최고의 깃털 세공 시계를 완성했다. 특별히 고른 깃털을 다이얼 안에 완벽하게 세팅하기 위해서다. 무브먼트(동력장치)의 진동에도 깃털이 흔들리지 않게 세팅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고. 18K 화이트골드 버전에는 66개의 다이아몬드를 박았고 공작의 깃털처럼 딥블루 색상으로 다이얼을 만들었다. 18K 로즈골드 버전에도 66개의 다이아몬드가 세팅돼있고 다이얼은 깊이감 있는 블랙 색상으로 만들었다.

해리 윈스턴 하면 떠오르는 대표 제품은 역시 ‘오퍼스’ 시리즈다. 해리 윈스턴이 올해 선보인 ‘오퍼스 12’는 투명한 백케이스(시계 뒷면)와 중심을 향해 돌아가는 12개의 바늘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시계는 시간과 분을 가리키는 핸즈(시곗바늘)가 다이얼 한가운데에 있다. 그런데 이 시계엔 핸즈가 없다. 대신 12개의 바늘이 12시간 인덱스 역할을 하면서 시간을 알려준다. 이 바늘들은 5분 단위로 돌아가면서 블루 색상 인덱스가 시간을 가리키는 시스템이다.

이 밖에도 해리 윈스턴은 다이아몬드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3차원 세팅기법을 적용한 주얼리 ‘얼티메이트 아덜먼트 타임피스’도 선보였다. 브로치와 목걸이를 따로 착용할 수도 있고, 목걸이 아래에 브로치를 연결하면 총 62캐럿에 달하는 다이아몬드의 반짝임을 볼 수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