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 물 없어 흙탕물 긷던 7세 여아 익사…그 물 계속 마셔야 하는 주민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인구 약 2,700명의 오비올(Obiol) 마을에 사는 12살 오치엔 썸웰(남)은 마을에 단 하나뿐인 우물에서 물을 먹고 난 뒤 극심한 피부병을 앓고 있다. 햇볕에 노출되면 살이 더욱 따갑게 느껴져 한낮엔 어디에도 갈 수 없는 오치엔은 낮 시간 동안 학교에도 가지 못한 채 늘 홀로 집을 지킨다. 저녁이 되면 피부의 가려움을 잠시나마 잊기 위해 물로 온몸을 씻어보지만 병균이 가득한 물은 오치엔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현지 관계자인 어린이재단 해외사업본부 김현석 사회복지사는, “마을 사람들의 유일한 식수원인 우물은 이 마을 가축들이 함께 먹어야 하는 유일한 식수원이기도 하므로 이를 계속 가축들과 함께 사용하게 된다면 오치엔의 병이 낫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다”며, “얼마 전 우간다 와투바(Watuba)의 치두미(Kidumi)마을에서는 7세 여자 아이가 물을 길으러 큰 흙탕물 웅덩이에 갔다가 토사에 발이 빠져 익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마을 주민들이 아이가 빠진 웅덩이 물을 계속 마실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깊은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 www.childfund.or.kr)은 오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오염된 물로 고통 받고 있는 어린이들의 실상을 전하고 목마른 아프리카에 깨끗한 물로 희망을 전하고자 이달 15일부터 2012년 연말까지 '아프리카의 눈물' 캠페인을 실시한다.
어린이재단은 매년 전 세계 어린이 약 1,800만 명이 수인성 질병으로 사망하는 현실과 오염된 식수가 무력충돌이나 에이즈(AIDS)보다 인류의 생명에 위협이 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개선하고자 이번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염된 물과 비위생적인 환경은 설사, 주혈흡충증, 기생충, 콜레라, 결막염, 메디나충증(기니벌레병) 등에 아이들을 노출시켜 온갖 질병과 사망에 이르게 한다. 특히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설사병으로 전 세계 매년 220만 명이 사망하며, 이 중 대부분이 5세 미만의 영유아 아동이라고 어린이재단은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