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 "해외사업 잘 안됐지만 3가지 달라졌다"
"그동안 해외 사업 잘 안됐습니다. 그러나 이제 3가지가 달라졌습니다"

김홍선 안랩(구 안철수연구소) 대표는 판교 신사옥 이전 당시 선언한 '제2의 창업' 원년이자 회사 창립 17주년을 맞은 것을 기념해 13일 서울 세종로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 글로벌 사업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글로벌 사업 성공 가능성과 과거와 달라진 점에 대해 "과거 해외 사업은 사실 잘 안 됐다. 이는 안랩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현지화하는 방식이 한국에서 잘 팔던 제품을 번역하거나 국내와 비슷한 사업 형태로 진출을 시도했는데, 미국 등 메이저는 들어가지 않았고 중국,일본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잘 못된 사업을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2~3년 전부터 제품 자체를 해외시장에 맞춰 개발하는 등 현지 적응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바꿨다"며 "관제 서비스나 모바일, 온라인 통합보안 서비스 'AOS', 생산라인 보안 솔루션인 '트러스라인' 등 해외에서 하지 않았던 사업을 일본,미국 등에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 LG 등 좋은 글로벌 기업이 있어 해외 시장에서 한국 IT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몇년 전과 다른 점인 것처럼 환경적인 요인도 있다"며 글로벌 사업의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이에 따라 안랩은 글로벌 사업의 매출 비중을 작년 8%에서 올해 10%대로 높이고, 2015년 30%까지 올릴 계획을 밝혔다. 김 대표는 "작년 수주 1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중기적으로 1조원 시대를 바라볼 때가 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1조 시대를 견인하는 것은 글로벌 사업인 만큼 안랩은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의 꿈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안랩은 올해부터 최고경영자(CEO)가 글로벌사업본부장을 겸임해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구조를 갖췄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대 보안 콘퍼런스인 'RSA'에 처음으로 참가해 미국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안랩은 이번 RSA에서 최근 최대 보안 위협으로 떠오른 APT(지능형 지속 위협) 공격에 대응하는 솔루션인 '트러스와처 2.0'과 클라우드 기반 모바일 보안 솔루션인 '안랩 모바일센터', 'AOS', 생산라인 보안 솔루션인 '트러스라인'를 소개해 금융권과 일반 업계 IT 실무자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특히 "해외 유수의 기업 실무자들에게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여 '중량감 있는 기업'이라는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고 회사 측은 말했다.

김 대표는 이를 소개하며 "이번 RSA에서 안랩은 전 세계 보안 업계 외에도 가트너, IDC 등 시장조사기관과도 미팅을 가졌다"며 "안랩은 미국에 가면 '스타트업'이지만 속도가 느린 해외 대기업과는 또 다르면서 차별화된 기술과 연구개발 능력 등도 갖춰 자신 있다"고 말했다.

안랩은 올해 지속적인 성장을 목표로 △APT 등 새로운 보안 위협에 대응하는 융합 솔루션 리더십 확보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동남아 등 해외 전략 시장 진출 가속화 △국내 핵심 사업 점유율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악성코드 조기 진단과 유포지 추적이 가능한 핵심 기술인 ASD(AhnLab Smart Defense)를 활용한 제품 및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