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13일 글로벌 경기 모멘텀 둔화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기관, 프로그램 매물 영향으로 3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중국 경제지표 부진 여파로 기계 업종이 2.47% 떨어져 낙폭이 두드러졌다. 철강금속, 화학도 1% 이상 빠졌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하루 앞두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번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나 현재 미국 경제 상황 등에 대한 미국 중앙은행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제 경제 성장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코스피지수가 여전히 뚜렷한 방향을 잡기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전날 증시 상황은 외국인 매도 시 취약해지는 수급 환경과 시장 참여자들의 국제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환기시켜줬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7.5%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하향 조정되고 2월 무역수지 적자폭이 22년 만에 가장 컷던 것으로 나타나 유럽 재정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성장 모멘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원은 다만 "중국의 2월 무역수지 적자폭 확대는 수출 감소가 아닌 수입 급증 때문" 이라며 "중국이 수출 중심 경제와 소비·내수 중심 경제 사이의 최적점을 찾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분명히 불거지겠지만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스페인의 재정 문제에 대해서도 "2013년 신재정협약 발효 전 이미 상당히 엄격해진 재정 지출 기준이 적용되고 있어 크게 우려할만한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화학, 기계, 철강 업종 등 중국 성장정체 우려로 하락한 업종이나 금융, 조선, 건설 등 아직 가격 이점이 부각되고 있는 업종의 비중을 늘릴 것"을 권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도 국제 경제지표 부진으로 모멘텀이 둔화되면서 코스피지수가 단기 조정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09년 이후 글로벌 경기모멘텀 지수가 기준선 이상에서 하락 전환할 경우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세계 지수는 주간을 기준으로 평균 4.3%, 코스피지수는 평균 2.6%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글로벌 실물 경기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순환연구소(ECRI) 미국 주간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반등을 지속해 증시 상승모멘텀 둔화를 하락 추세 전환으로 받아들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지수의 조정폭은 과거 경험상 2~3% 정도로 단기 조정의 하단은 1975~1995포인트가 될 것" 이라며 "조정 이후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상승 추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