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ㆍ미시시피州 경선에 기대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지난 8일 오전 미시시피주(州)의 주도이자 최대도시인 잭슨에서 열린 유세에 늦게 나타났다.

유세장에는 고작 100여명의 시민들만 남아 있었고, 피곤한 모습의 깅리치 전 의장은 연설 마지막 부분에 가서야 한차례 박수와 함성을 들을 수 있었다.

그가 유세장에 늦게 도착한 것은 이날 새벽 2시까지 자신이 묵은 호텔 로비에 있는 술집에서 부인 캘리스터와 함께 춤을 추는 등 치열한 공화당 경선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여유'를 즐겼기 때문이었다.

깅리치 전 의장은 이튿날인 9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걸 분명히 하고 싶다.

우리는 (대선후보 확정을 위한 전당대회가 열리는) 플로리다 템파까지 갈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한 `중도사퇴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실시된 23차례의 경선 가운데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등 2개 주(州)에서만 승리를 건지며 한때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밋 롬니 전 주지사는 물론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에게까지 한참 뒤처지고 있는 깅리치 전 의장의 경선캠프의 분위기는 침통한 상태다.

전쟁을 지휘하는 `장수'가 힘빠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다 최근 부진한 성적탓에 선거자금이 모이지 않으면서 남은 경선전에서 TV광고 등에 투입할 `실탄'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캠프 대변인조차 깅리치 전 의장이 오는 13일로 예정된 미시시피주와 앨라배마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완주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나마 최근 두 지역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깅리치 전 의장이 아슬아슬하지만 모두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선캠프는 안도하며 부활을 위한 `마지막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여론조사업체 라스무센이 지난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깅리치 전 의장은 앨라배마주에서 30%의 지지율을 기록, 샌토럼 전 의원(29%)과 롬니 전 주지사(28%)를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또 아메리칸 리서치 그룹이 미시시피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깅리치 전 의장의 지지율은 35%로, 롬니 전 주지사(31%)와 샌토럼 전 의원(20%)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1일 깅리치 전 의장이 최근 경선 수행기자들에게 "정책 관련 질문만 받겠다"고 선언하고, 캠프 대변인도 언론의 `중도포기 전망' 보도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캠프 내부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