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자사주 소각 결정이 가장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타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도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은 전날 보유중인 자사주 절반에 해당하는 보통주 407만2978주(16.4%)와 우선주 37만3055주(6.5%) 소각을 주주총회 의안으로 확정했다.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얻은 후 소각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두산의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들은 주식수 감소를 통해 더 많은 배당을 받을 수 있고, 지분율도 높일 수 있게 됐다.
송준덕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는 한국 기업 역사상 가장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평가된다"며 "소액주주들과 경영과실을 함께 나눈다는 점에서 기업지배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자사주 소각은 잠재적으로 시장에 출회될 수 있는 주식수가 줄어드는 만큼 주당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에 있어 두산의 주당 순자산가치(NAV)는 6% 상승하게 된다며 목표주가도 기존 21만6000원에서 22만6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정대로 대우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의 총수를 감소시킬 뿐 유통주식수에 미치는 영향은 없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향후 시장에 출회될 물량부담이 사라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전했다.
상법 개정으로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결정이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변경 전 상법조항은 '주식은 자본감소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서만 소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정관의 정한 바에 의하여 주주에게 배당할 이익으로써 주식을 소각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 였지만, 변경 후에는 '주식은 자본금 감소에 관한 규정에 따라서만 소각할 수 있다. 다만, 이사회의 결의에 의하여 회사가 보유하는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로 바뀌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는 자사주가 비중이 높은 기업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경영권 방어나, 승계, 지주회사 전환 등을 목적으로 보유한 자사주는 특별한 목적이 있으므로 소각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목적이 아니라면 자사주 소각에 대한 필요성은 커지고, 특히 지주회사들이 보유한 자사주는 이미 그러한 목적을 이룬 경우에 해당해 소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