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로 ‘정체성 논란’에 휩싸인 김진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6일 어렵사리 공천을 따냈다. 여러 차례 보류된 끝에 이날 경기 수원정(영통)에 공천이 확정된 것이다. 제1당을 목표로 하는 민주당이 FTA 협상파라는 이유로 김 원내대표를 내칠 경우 중도표를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삼성 등 대기업이 밀집해 있는 지역의 보수적 투표성향을 감안할 때 김 원내대표 외에 다른 카드를 찾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서영교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과거 ‘보스’였던 이상수 전 의원을 누르고 서울 중랑갑의 후보가 됐다. 한동네 주민인 두 사람은 20년 전부터 함께 일한 막역한 사이지만 이번엔 공천 라이벌이었다. 이 전 의원은 공천 결과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당을 주도하고 있는 특정 세력이 계획적으로 나를 내친 것”이라며 “재심을 청구한 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지역주민과 상의해 무소속 출마를 포함한 다양한 진로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갑에는 최재천 전 의원이, 성북을에는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3선의 신계륜 전 의원이 공천을 거머쥐었다.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 지역으로 거론되는 부산 영도와 울산 북구에도 각각 김비오 부산시당 대변인과 이상범 전 울산북구청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경기 지역에서는 문학진 의원이 현 지역구인 하남에서 공천을 받았고 백재현 전 광명시장도 광명갑 지역의 후보가 됐다. 성남 분당을에는 김병욱 지역위원장의 공천이 확정됐다. 인천에서는 이철기 동국대 교수(연수)와 한광원 전 의원(중·동·옹진)이 후보로 나선다. 어기구 고려대 연구교수는 충남 당진의 공천이 확정됐다.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최규식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에서는 박용진 전 진보신당 부대표와 유대운 전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장이 본선행을 위한 경쟁에 나선다. 서울 강서을에서는 광주·전남지역 불출마 선언을 한 김효석 의원이 곽태원 한국노동경제연구원장, 오훈 강서구청 고문변호사와 3자 경선을 치르게 됐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전략공천 지역인 서울 서초갑과 서초을에 각각 이혁진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대표와 임지아 변호사를 공천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