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불안한 B737기 동체 균열
아시아나항공 계열 저가항공사 에어부산이 보유한 B737항공기에서 동체 균열이 잇따라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10월 운항 중인 B737-500기종 2대와 B737-400기종 1대에서 균열 징후(crack signal)가 나타나 긴급 정비했다. 지난달 15일엔 같은 항공기의 다른 부위에서 또 다른 균열이 발견됐다. 에어부산은 항공기 정비를 위해 부산~김포 노선의 운항횟수를 10여일간 3분의 1가량 축소 운항하다가 지난달 26일 정상화했다. 회사 측은 동체 균열 사실을 이달 초까지 공개하지 않았고,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불편을 겪었다.

항공업계에서는 노후화된 구형 모델이라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B737은 총 10개 기종이 있다. 구형은 B737-100, 200, 300, 400, 500 등 5개 기종이며 1998년 이후 단종됐다. 국내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2대, 에어부산이 6대를 각각 운항 중이다.

B737-300, 400, 500기종은 운항횟수 3만5000회 이상이 되면 균열 징후가 종종 나타나 2005년 이후 네 차례가량 안전 점검 지시를 받았다. 지난해 4월 동체 윗 부분이 손상돼 긴급 착륙했던 사우스웨스트의 항공기 역시 구모델인 B737-300이었다.

총 7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에어부산은 대당 운항횟수가 가장 많은 데다 평균기령은 14.97년으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높다. 잦은 이·착륙으로 항공기의 금속피로도가 누적되면서 균열 현상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에어부산 측은 “기령이 오래됐다고 동체균열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며 “정비를 철저히 했기 때문에 운항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해당 항공기가 왜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첫 보도가 나온 지 1주일이 지나도록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에어부산은 6개인 국제노선을 올해 안에 10여개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공격적으로 ‘하늘 길’을 넓히고 있다. 사업 확장뿐 아니라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노력이 아쉽다.

작은 실수 하나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게 항공업의 특성이다. 1985년 520명이 사망하면서 최악의 항공참사로 기록된 일본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역시 미세한 균열이 원인이었다.

이유정 산업부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