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자퇴 4년 만에 로스쿨 최연소 합격
중학교 자퇴생이 최연소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들어갔다. 17세의 나이에 지난 2일 경북대 로스쿨에 입학한 장동찬 군(오른쪽)이다. 이 로스쿨에 같이 입학한 최고령자(57)와는 무려 마흔 살 차이다. 장군은 “로스쿨에서도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법관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가 로스쿨 3학년을 정상적으로 마치고 바로 변호사시험을 통과한다면 최연소 변호사가 된다.

장군은 2008년 중학교를 한 달 정도 다니다 자퇴했다. 그해 3월 학력평가에서 전 과목 만점을 받아 전국 1등을 한 직후였다. 그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비를 절약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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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의 부모는 대구에서 20년째 족발집을 운영하고 있다. 당시 아버지 장용문 씨가 배달 중 오토바이 사고를 당하자 장군은 독학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부모는 물론 교장까지 나서서 만류했지만 그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어머니 정숙경 씨는 “3남 중에 동찬이가 막내인데 형들 교육시키는 데 힘겨워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것 같다”며 “법학적성시험 성적이 뛰어나 어떤 로스쿨도 갈 수 있었지만 형편상 서울로 보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장군의 첫째 형 현찬씨(34)는 비뇨기과 의사, 둘째 형 국찬씨(33)는 삼성에버푸드 외식사업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장군은 중퇴 1년 만인 2009년 4월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받지 않고 혼자 집에서 공부한 결과였다. 오전 9시에 일어나 새벽 2시까지 식당에 딸린 단칸방에서 공부했다. 헌책방에서 검정고시 대비용 문제집을 사서 본 뒤 다시 되파는 식으로 교재비를 아꼈다. 그는 “필요한 학습정보는 인터넷에서 수시로 얻었다”고 말했다. 같은 해 8월에는 대입 검정고시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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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학능력시험은 만만치 않았다.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수능모의고사도 함께 봤는데 수학에서 0점이 나왔다. 어쩔 수 없이 3개월가량 과외수업을 받은 뒤에 독학으로 하루에 100문제 이상 풀자 2009년 11월 수능시험에서는 1등급을 받았다.

2010년 3월 경북대 고고인류학과에 입학한 후 이번에는 독학사 과정을 밟아 지난해 2월 최연소로 영문학사를 받았다. 1년 만에 학사가 됐으나 쉴 틈이 없었다. 같은해 8월 법학적성시험을 봐 지난달 경북대 로스쿨에 합격했다. 한국경제신문을 구독하는 어머니 정씨는 “동찬이가 한경 테샛(TESAT) 문제를 열심히 풀면서 시험을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장군은 “공부에 특별한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목표를 세우고 성실하게 꾸준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