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채점 제도 도입으로 운전면허 도로주행시험의 난이도가 올라간다.

경찰청은 도로주행시험에 태블릿PC로 전자채점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11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태블릿PC에는 10개 이상 운전면허 시험장 인근 주행 노선을 입력해 도로주행시험 때 무작위 방식으로 선정한 노선을 운행하도록 했다. 현재 도로주행시험은 시험장별로 2~4개 지정 노선만 운영하고 있다.

경찰청의 이번 조치는 기능시험에서 불필요한 점검 항목을 대폭 줄이는 대신 도로주행시험 난이도를 높여 실무 능력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시험관이 구두로 하는 주행 방향 지시도 태블릿PC가 도입되면 내비게이션이 하게 된다. 도로주행시험 시작과 동시에 태블릿PC의 채점버튼을 눌러 채점관이 실시간으로 채점 내용을 입력하고, 채점 결과를 시험장 전산망에 자동 전송해 사후 채점 기록수정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시켰다.

수험자가 원하면 주행시험 중 어느 부분에서 감점됐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도 있다. 운전면허시험은 지난해 간소화되면서 취득 기한이 최소 9일에서 2일로, 평균 취득비용은 74만원에서 38만원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오는 6월부터 국제운전면허증 발급기관에 경찰서를 단계적으로 추가하기로 했다. 26개 면허시험장과 전국 250여개 경찰서에서도 국제운전면허증 발급이 가능해진다.

경찰은 이번 조치로 민원인 입장에서 연간 5억6000여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존 도로주행시험의 경우 채점관에 따라 합격 여부에 편차가 있었다”며 “전자채점제가 도입되면 좀 더 실전에 가까운 시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