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하정우에게 열광하는가? 사람 냄새 나는 하배우의 필모그래피
[이정현 기자] ‘하정우 전성시대’ 최근 영화계 관계자들은 작금의 극장가를 이르러 이렇게 말한다. 한달여의 시간차를 둔 자신의 두 주연작을 모두 박스오피스 1,2위에 앉혀놓은 하정우에게 이 표현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미 400만을 돌파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 이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러브픽션’까지 하정우는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최민식, 조진웅, 마동석 등 호화 캐스팅에 곽도원, 김성균이라는 충무로 샛별까지 등장한 ‘범죄와의 전쟁’은 그렇다치고, 공효진과 함께 호흡을 맞춘 ‘러브픽션’까지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저예산과 로맨틱코미디라는 장르적 한계마저 돌파한 힘은 놀랍다.

현재 영화계가 가장 주목하는 배우가 되었지만 하정우는 처음부터 소위 ‘잘 나가는’ 스타는 아니었다. 새끈한 미남자도, 우락부락한 몸짱스타도 아니 었고 중견배우인 아버지 김용건의 후광이 싫어서, 조금은 심심한 자신의 이름이 싫어 김성훈이라는 이름을 버린 그였다. 그리고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흥행성 보다는 색깔있는 감독의 찐득한 작품을 채웠다.

2005년 윤종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처음으로 주연 데뷔한 하정우는 당해 열린 제25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자 신인상과 8회 디렉터스컷 시상식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서 전도연의 경호원으로 출연하기도 했지만 이어진 그의 길은 ‘스타’와는 거리가 멀었다.

뮤지컬 판타지 코미디인 ‘구미호 가족’에서 하정우는 우스꽝스런 표정과 오버스런 몸짓으로 망가지고 김기덕 감독의 저예산 영화 ‘시간’과 ‘숨’에 연달아 출연하기도 했다. 윤종빈 감독과 다시만난 ‘비스티보이즈’에서는 도시의 밤을 물들이는 호스트로 출연해 실감가는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이때까지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없었지만 하정우는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우며 배우로 성장해 나갔다. 많은 영화계 관계자들의 관심을 받던 그는 드디어 자신의 가능성을 폭발시킬 작품을 연달아 만난다.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와 이윤기 감독의 ‘멋진 하루’ 김용화 감독의 ‘국가대표’가 그것이다.

‘추격자’와 ‘멋진하루’ ‘국가대표’는 각각 하정우에게 큰 의미가 될만한 작품이다. 당시 신인감독인 나홍진과 만난 ‘추격자’는 한국 스릴러 영화의 한계를 넘어서게 했으며 하정우 본인에게 액션과 마초이즘을 부여했다. 반대로 ‘멋진 하루’는 하정우의 가장 큰 무기인 디테일한 표현력과 능글맞은 캐릭터를 부여한 작품이다. ‘국가대표’는 배우의 흥행파워를 확인하게 해준 작품이다.

이후에도 하정우는 ‘황해’의 조선족 구남, ‘의뢰인’의 변호사 강성희, ‘범죄와의 전쟁’의 조폭 두목 최형배, ‘러브픽션’의 찌질한 소설가 주월을 통해 정형화된 캐릭터가 아니라 각각 특색있고 매력있으며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천천히 달궈진 하정우는 20대의 대부분을 오디션으로 보냈다. 젊은 하정우는 장편 상업영화부터 독립영화, 단편영화까지 닥치는 대로 오디션에 응했고 무수히 떨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30을 넘겨 얼굴에 인생의 굴곡이 새겨지기 시작할 즈음, 영화계의 별이 됐다. 그래서 아직은 젊은 하정우이지만 그의 표정은 수만가지 표정이 가득하다. 때로는 뚱하고 때로는 익살 맞으며 어떨때는 근사한 신사가 되기도 한다.

이제 하정우는 류승완 감독과 함께하는 영화 ‘베를린’ 촬영을 위해 베를린으로 날아간다. 한국의 007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이 첩보영화에서 그는 한석규, 류승범과 호흡을 맞춘다. 처음으로 시도되는 첩보물에서 하정우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가 되는 것은 새로운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한 단계 성장해왔던 필모그래피가 있기에 가능하다. 찐득한 필모그래피 만큼이나 찐득한 하정우다. (사진출처: w스타DB /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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