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 안착에 한 달을 소진한 현 시점에서 다음달에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탈피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다음달 코스피지수가 이달에 이어 추가 상승을 시도하겠지만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란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시장의 눈] 3월 깔딱고개될까…2100 회복 시도 전망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12개 증권사(대신 대우 삼성 신영 신한금융투자 우리 한국 한화 현대 HMC SK KTB·가나다순)의 3월 코스피지수 고점 전망치는 평균 2095.83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8일 종가 대비 4.59%의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수준이다.

12개 증권사 중 5개 증권사가 마디지수인 2100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으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다소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쉬어가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깔딱고개를 이겨내고 숨을 고른 뒤에 정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듯, 주가 역시 경기,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수급 등 변수의 허들을 넘어서야 정점을 향해 달려갈 수 있다"며 "3월에서 4월 전반이 깔딱고개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다음달 중국 모멘텀 등 증시 상승요인과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채권만기 롤오버, 중소형 건설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 리스크 등 하락 요인이 팽팽히 맞설 것"이라며 "코스피지수의 상승 각도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또한 이란발(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란 부담 요인이 다음달에도 증시 발목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다.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은 "다음달에도 화두는 국제 유가가 될 전망이고, 유가가 고공권에서 움직이는 한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는 어렵다"며 "올해 증시는 추세보다 변동성에 염두를 두고 주식을 매매해야 한다고 보는데 1분기 말과 2분기 초가 연중 가장 취약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펀드 환매 등 차익실현 매물 소화 과정이 이어지면서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2개 증권사들이 내놓은 코스피지수 하단 평균치는 1923.33으로 집계됐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 장세로 불리는 국면에서의 조정은 의외로 가파른 조정과 두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도 "이러한 조정기를 이용해 주식을 늘리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매수를 고려할 때는 기업실적 개선 흐름을 염두에 둬야한다는 조언이다. 윤 팀장은 "이익 사이클 전환의 검증 시기는 현 시점이 아닌 4월의 1분기 기업실적 발표 시즌이 될 것"이라며 "다음달 1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기대수준이 더 낮아지고, 4월에 1분기 실적의 뚜껑을 열었을 때 상황이 우려만큼 악화되지 않는다면 증시는 이익 레벨에 대한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다음달 초 열리는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정치협상회의)를 말미암아 중국 관련 모멘텀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 여파로 미국 경기 모멘텀이 한풀 꺾이겠지만 유동성 공급이 재가속되고 중국 긴축 완화 요인이 주가 상승을 이끄는 주동력이 될 것"이라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추가 장기유동성프로그램(LTRO) 입찰이 나타나거나 중국이 지급준비율을 3월에도 내릴 경우 2150 이상의 오버슈팅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다음달에도 펀드 환매로 인한 투신권 매물 출회는 지속될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2004년7월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를 통해 들어온 자금에 비춰 2000∼2100 구간에서는 7조6440억원의 매물대가 형성돼 있다. 경험적으로 40%가 환매된다고 가정할 경우 2050∼2100 구간에서 2조5000억원 가량의 환매 대기자금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