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전거 선점 경쟁 '가속페달'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자전거 시장을 놓고 대기업과 전문업체 간 각축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알톤스포츠 등 자전거 전문업체들은 전기자전거가 미래 성장 분야가 될 것으로 보고 신제품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LS네트웍스 만도 등 대기업들도 신제품 출시 계획을 예고하는 등 초반 기싸움이 팽팽하다.

◆알톤, 별도법인 설립

전기자전거 선점 경쟁 '가속페달'
중견 자전거 업체 중 시장 선점에 가장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알톤스포츠다. 이 회사는 12억원을 투자해 지난 14일 전기자전거 생산·판매 자회사 ‘이알프스(e-ALPS)’를 설립했다. 또 최근 POSCO TMC와 전기자전거 모터·컨트롤러 국산화 협약을 체결하고 내달 중 POSCO-CTPC(POSCO의 중국 코일가공센터)와 조관 분야 합작법인인 POS-ALTON을 중국 톈진에 짓는 등 부품·자재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작업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오는 6월께 선보일 신제품은 기술력은 높이면서도 가격은 100만~150만원대로 150만~200만원대인 타사 제품에 비해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모터 배터리 등을 수입해 조립하는 경쟁 업체들과 달리 주요 부품을 국산화하고 POSCO의 다양한 소재를 적용해 품질을 최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기자전거 선점 경쟁 '가속페달'
자전거 업계 1위인 삼천리자전거도 올초 유아인, 이세영 등 유명 연예인을 전속모델로 발탁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전기자전거 3종의 마케팅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하이런 전기 자전거’로 이 분야 전문 브랜드로서 인지도가 높은 삼현도 지방자치단체에 공공자전거용으로 납품을 늘리는 한편 지난해보다 기술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신제품을 금명간 내놓을 예정이다.

◆대기업들도 신제품 출시

전기자전거 선점 경쟁 '가속페달'
이달 초 자전거 유통사업 철수를 밝힌 LS네트웍스는 고급형 전기자전거 개발에 주력하기로 하고 4월 중 신제품을 내놓기로 했다. 이 회사는 현재 운영 중인 14개 ‘바이클로’ 직영점을 해외 바이어와 소매상에 전기자전거를 전시해 판매하는 쇼룸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는 작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체인 없는 전기자전거’를 10월 그룹 50주년에 맞춰 론칭할 계획이다. 만도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일본 유럽 등 전기자전거 보급율이 높은 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는 것은 전기자전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국내 전기자전거 총 판매량은 9000여대, 전체 자전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로 중국(2억3000여대·29%) 네덜란드(25만2000대·18%) 일본(31만5000대·6.5%) 등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으로 평가된다. 배터리 동력과 패달을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제품이 주류다.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4대강 사업 등으로 자전거 도로 인프라를 확충하고 전기자전거 관련 법령도 정비 중이어서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신제품들이 대거 출시되면 마케팅 싸움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