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에게 별안간 대통령이 될 자격 내놓으라는건 무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냉철한 정치 전략가로 꼽히는 윤 전 장관은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을 뿐 아니라 16대 국회의원과 환경부 장관을 거쳐 17대 총선 때는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돕기도 했다. 최근엔 박경철, 안철수 씨와 토크콘서트를 함께 하는 등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고 있다.
윤여준 전 장관은 먼저 2012년 대선가도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안 원장이 아직 결심하지 못했다고 말했는데, 아마도 총선 결과를 보고 정치지형에 대해 판단한 뒤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안철수 원장의 성격상 출마할 생각이 없었으면 진작 이야기 했을 것이다. 총선 결과를 보고 본인이 직접 정치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면 대선에 나올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를 돕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하지만 안철수 원장에게 별안간 대통령이 될 자격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이다.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어찌 보면 준비가 덜 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는 “박 위원장은 지금으로서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한 사람이지만 유력하다는 평가가 끝까지 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박근혜 위원장의 대선가도에 있어 가장 큰 장벽은 그녀가 보여주는 리더십이다. 개방적, 진취적, 진보적인 이 시대에 과거 회귀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본인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제3자로서는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리더십이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
또한 윤여준 전 장관은 ‘대통령의 자격’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며 “대통령직이라는 게 무엇인지, 국가와 민주주의는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 민주주의라는 말을 입에 자주 올리지만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면서 “대통령이 되신 분들이 취임 후 국정운영을 잘하지 못해 퇴임 후에는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지 못한다. 국가적인 불행이다. 당선되는 것만 목표로 삼다 보니 막상 대통령이 되고 보면 자질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남은 임기 동안 마무리 지었으면 하는 일로 ‘대북관계 개선’을 꼽으며 “퇴임을 앞두고 뭔가 바꾸고 싶은 욕심 때문에 무리한 일을 하기 쉬운데 그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해오던 일을 잘 마무리한다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안전하다”면서 “지금 가장 심각한 것은 남북관계이다. 그동안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압박과 제제로 일관했지만 퇴임 전에 남북관계를 풀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보수의 제갈량’으로 불리는 정치 전략가 윤여준 전 장관의 이야기는 29일 ‘사람으로 만나는 세상’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서 공개된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