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인정한 공작기계, 이젠 국내 공략"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 최초의 정밀공작기계업체로서의 명성을 되찾겠습니다.”

정밀공작기계업체 DMC 성창옥 대표(64)는 27일 “올해를 ‘제2창업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1944년 ‘대구중공업’ 간판을 달고 출범한 DMC는 1970년대까지 대구·경북지역을 대표하는 기계업체로 자리매김하다가 1980년대 대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기아중공업(현대위아) 등이 등장하면서 사세가 위축되는 곡절을 겪었다. 1970년대 말 국내 처음 컴퓨터 시스템을 갖춘 CNC선반을 내놓은 전통의 강자였지만 수요가 분산되면서 대기업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 업체로 전락했다.

전기를 맞은 건 2004년 경남 창원의 일림나노텍으로 주인이 바뀌면서다. 일림나노텍은 인수후 사명을 DMC로 바꾼뒤 턴어라운드에 시동을 걸었다. DMC는 이듬해인 2005년 독자브랜드 ‘DMC’를 개발했고, 수요처를 국내시장이 아닌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DMC가 첫번째 해외진출을 택한 나라는 바로 일본.

성 대표는 “일본에 공작기계를 수출한다는 것은 북극에서 얼음을 팔 정도로 힘든 일”이라며 “하지만 차별화된 제품(소형 CNC선반)과 사후 서비스, 고객과의 밀착관리가 통해 매년 40~50대의 제품을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MC는 지난해 전체 생산제품 1200대 가운데 600대 가량을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 터키, 유럽 등지로 수출했다. 올해부터는 신흥시장인 남미시장과 중국, 태국 등으로 수출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DMC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연초 본사와 공장을 경남 창원시 팔용동에서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로 확대 이전, 내수시장에서도 대기업들과 한판 승부를 벌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4월17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의 공작기계전시회인 서울국제공작기계전시회(SIMTOS 2012)에서 신제품 21종을 선보이기로 했다.

DMC가 이번 전시회에 선보일 신기종은 CNC선반 6개종을 비롯해 탭핑센터 5개종, 머신센터 8개종 등이다. 이중 소형CNC선반과 탭핑센터가 주력제품. 소형CNC선반의 경우 6인치 이하의 부품을 가공할 수 없는 일반 CNC선반에 비해 최소 3인치까지 정밀 가공이 가능하다. 특히 국내 소형 CNC선반은 DMC 제품을 제외하고 대부분 국내 공작기계업체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탭핑센터는 핸드폰, 자동차 소형 부품을 가공할 수 있는 제품으로 정밀도가 높고 동작이 빨라 소품종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금속 외에도 비철금속 및 비금속 광물까지 절삭영역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성 대표는 “DMC가 국내 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선 해외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이 필요했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국내 최초 공작기계업체’라는 명예와 본격적인 국내시장 진출을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DMC는 올해 본격적인 국내 시장 진출과 함께 해외시장 확대 전략을 펼쳐 수출과 내수 비중을 5대5로 유지하고 생산물량을 지난해 1200대에서 2000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DMC는 지난해 86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2000억원의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김해=강종효 기자 k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