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아르헨티나 정부에서 발표하는 공식 물가지수를 게재하지 않기로 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지난 7년간 인플레율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데상파울루는 24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가 매주 게재하는 주요국 물가지수 리스트에서 아르헨티나를 제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대신 미국계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SSBT)의 산하 연구기관인 스테이트스트리트어소시에이츠에서 제공하는 ‘프라이스스태츠(물가통계·PriceStats)’ 지수를 싣기로했다. ‘프라이스스태츠’는 세계 각국의 물가 흐름을 실시간으로 측정한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의 이런 결정은 아르헨티나 정부 통계기관인 국립통계센서스연구소(Indec)가 발표하는 인플레율에 대한 불신을 반영한 것이다. Indec이 발표하는 인플레율은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정부(2003~2007년)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 정부를 거치면서 조작 의혹을 받아왔다.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2005년부터 인플레 억제를 위해 가격동결 정책을 추진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2006년 말부터 Indec의 운영에 개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Indec의 인플레율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Indec은 지난해 공식 인플레율을 9.7%, 2007~2011년 누적 인플레율을 44%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프라이스스태츠’로 추산한 지난해 인플레율은 24.4%, 2007~2011년 누적 인플레율은 137%에 달한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