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사진) 수사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가 나섰다. 대검 중수부는 선 회장이 수백억원대 회사돈과 개인자산을 해외로 빼돌려 자녀들에게 증여하면서 거액을 탈세한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선 회장 자녀들이 대주주 등으로 있는 회사의 자금 흐름과 빼돌린 돈으로 해외에서 자산을 구입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26일 선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도 취했다. 아들 현석씨 등 자녀들은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국부 유출뿐 아니라 자녀에게 재산을 넘기면서 탈세한 혐의도 드러났다”며 “현재 단계에서는 하이마트 대주주인 유진그룹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또 “선 회장과 일가의 개인 비리”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한상대 검찰총장까지 나서 “국부 유출, 탈세 범죄에 대해 엄중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대검 중수부가 개별 기업 수사에 착수한 것은 2010년 C&그룹 수사 이후 처음이다. 중수부는 “국부 유출, 역외탈세 등은 중대 경제범죄로 정예요원들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거액의 역외탈세 혐의로 기소된 ‘완구왕’ 박종완 (주)에드벤트엔터프라이즈 대표에게 무죄가 선고되고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두 차례나 기각되는 등 역외탈세 사건 수사가 난항을 겪어 중수부 수사팀이 직접 나섰다는 관측도 있다.

검찰은 지난 25일 선 회장의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자택 및 서울 대치동 하이마트 본사, 계열사 및 자녀들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 등 5~6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선 회장의 아들 현석씨가 대표로 있는 HM투어도 포함됐다. HM투어는 하이마트가 100% 출자한 여행 부문 계열사다.

검찰은 26일 선 회장의 딸 수연씨가 대주주로 있는 하이마트 광고 제작사 커뮤니케이션 윌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