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그룹 로비스트 박태규씨(72)에게서 구명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55)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그룹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도 1심 실형 선고 후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고,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서갑원 전 국회의원에 대한 1심 선고는 23일로 예정돼 있는 등 그룹에서 로비와 금품을 받은 정관계 고위급 인사에 대한 1심 법원 판결이 마무리 수순으로 들어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는 22일 김 전 청와대 홍보수석에게 징역 1년6월의 실형과 추징금 1억1140만원을 선고하고 박씨를 통해 받은 골프채 1개를 몰수했다. 재판부는 “청와대 고위 공무원 신분으로 부산저축은행 검사와 관련해 감사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행위는 그 죄질이 무겁다”면서 “법정에서도 범행을 부인하며 공여자 박씨의 진술이 허위라고 비난하는 등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엄히 처벌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 공소사실 중 2000만원 수수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김 전 홍보수석은 그룹의 로비와 함께 2010년 7월부터 9차례에 걸쳐 현금 1억1500만원과 상품권 1500만원, 골프채를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다.

23일에는 7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은 전 감사위원의 항소심 선고와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 전 의원의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4000만원을 받은 혐의인 김 전 원장은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2000만원을 받은 혐의인 김해수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지난 13일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외에도 그룹의 사업과 관련해 브로커에게서 1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성헌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영업정지된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에게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화영 전 열린우리당 의원,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정형근 전 한나라당 의원, 김택기 전 열린우리당 의원 등 정치인 4명을 이르면 이번주중 불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이들은 유 회장에게서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정치자금을 각각 수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이들 외에도 금품을 받은 다른 의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