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헐리우드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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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유튜브·야후·아마존, 콘텐츠 직접 제작
스마트폰·태블릿 PC용 영화 드라마 장악 나서
스마트폰·태블릿 PC용 영화 드라마 장악 나서
◆“유통만으론 경쟁력 없다”
아마존닷컴 채용 사이트에는 최근 코미디와 아동용 프로그램을 제작할 임원과 프로듀서 등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떴다. 아마존이 콘텐츠 전문가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은 최근 ‘아마존스튜디오’와 ‘피플스프로덕션컴퍼니’를 설립했다. 아마존스튜디오를 통해 온라인 콘텐츠를 기획해 피플스프로덕션에서 제작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에는 210만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한 저예산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인터넷을 통해 영화를 제공(스트리밍)하는 넷플릭스는 미국 록스타 스티브 반 잔트를 주인공으로 한 갱스터 드라마 ‘릴리 해머’를 제작, 지난 6일부터 방영하고 있다. 이 밖에 2~3개 영화나 드라마 제작도 추진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넷플릭스가 올해 전체 콘텐츠 예산의 5%가량을 제작 예산으로 책정했다고 전했다.
동영상 제공업체인 훌루도 15일부터 자체 제작한 첫 드라마인 ‘배틀 그라운드’를 방영하고 있다. 제이슨 킬라 훌루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콘텐츠 제작에 5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튜브는 현재 100여개 온라인 채널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팝과 스포츠 등 각 분야 스타 또는 전문가들이 직접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일반인들이 올린 동영상과는 차별화된 ‘프리미엄급 콘텐츠’로 마케팅하겠다는 전략이다. 유튜브는 채널마다 최대 500만달러의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돈나 등 스타급 배우 영입
이들은 콘텐츠 경쟁력을 위해 마돈나 등 스타급 배우와 제작진도 끌어들이고 있다. 마돈나는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규 12집 앨범 ‘M.D.N.A’의 첫 싱글곡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미국 인기 드라마 ‘CSI’ 시리즈의 책임 프로듀서였던 앤서니 주커는 유튜브 채널 ‘블랙박스TV’를 통해 방영될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미국 유명 배우 톰 행크스와 케빈 스페이시는 각각 야후와 넷플릭스의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으로 유명한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훌루의 콘텐츠 제작을 맡았다.
온라인 콘텐츠 유통업체들이 제작에 직접 뛰어든 것은 안정적인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소니픽처스, 월트디즈니 등의 영화와 드라마 공급 업체인 스타즈엔터테인먼트의 가격 인상 요구를 거부했다가 콘텐츠 공급에 차질을 빚는 등 곤욕을 치렀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콘텐츠 제작 열풍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미국에서 월간 1억8200만명이 평균 23시간 온라인 콘텐츠를 감상했다. 전년 대비 이용자 수는 6%, 평균 이용시간은 59% 늘어난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파에 앉아 케이블 채널을 돌리는 것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해 콘텐츠를 감상하는 것이 더 편한 시대가 왔다”고 분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