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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요타 '86 ' 스바루 'BRZ'…日 부활의 상징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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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석 기자의 car&talk

    '잃어버린 10년' 함께 사라진 후륜구동 경량 스포츠카…20년만에 다시 등장
    꿈·즐거움 선사할지 관심
    도요타 '86 ' 스바루 'BRZ'…日 부활의 상징 될까
    지난해 11월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스피드웨이에 기자들이 모여들었다. 이윽고 이들 앞에 도요타의 최고경영자(CEO) 도요다 아키오 회장이 나타났다. 새 모델 ‘86’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월 1000대를 판매 목표로 잡은 볼륨모델도 아닌 경량 스포츠카 공개행사에 도요타 회장이 나선 것은 이례적이었다. 그만큼 도요타에 86은 남다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관심 있는 이라면 ‘하치로쿠’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도요타는 1983년 ‘AE86(트레노 스프린터)’를 내놓았다. 사람들은 이 차를 ‘86(하치로쿠)’라고 불렀다. 1987까지 생산된 86은 도요타가 FR(앞 엔진 후륜구동) 방식에서 지금의 FF(앞 엔진 전륜구동) 방식으로 전환하던 시기에 마지막으로 내놓은 FR 경량 스포츠카였다. 이 차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건 자동차 만화 ‘이니셜D’ 덕분이다. 1600㏄ 엔진은 최고출력 130마력, 최대토크 15.2㎏·m의 평범한 성능을 갖고 있었지만 925㎏의 가벼운 차체가 강점이다. 만화 주인공 다쿠미는 뛰어난 드리프트 실력을 바탕으로 이 차를 몰고 닛산 GT-R과 같은 고성능 스포츠카들과의 레이싱 대결에서 승리를 거둔다. AE86의 계통을 이어받은 차가 바로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86이다.

    86은 도요타가 스바루와 함께 개발했다. 특히 ‘2.0 수평 대향 D-4S 엔진’은 스바루의 전매특허인 ‘박서엔진’과 도요타의 직분사 기술(D-4S)이 결합됐다. 박서엔진은 일반 V자 배열 엔진과 달리 실린더가 수평으로 마주보고 누워 있어 피스톤이 권투선수가 펀치를 날리듯 움직인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일반 엔진보다 무게중심이 낮아 코너링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드리프트 마니아를 겨냥한 86으로썬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최고출력은 200마력이지만 스바루의 오랜 WRC 기술력과 도요타의 축적된 레이싱 기술로 엔진을 전륜 차축보다 후방에 배치하는 프론트 미드십 스포츠카를 만들어냈다. 실제로 이 차는 박서엔진을 고집하는 포르쉐 박스터를 벤치마킹했다. 연비도 13.4㎞/로 실용성도 잡았다.

    스바루도 같은 모델을 ‘BRZ’라는 이름으로 내놓았다. 가격도 기본형 기준으로 86이 199만엔, BRZ 205만8000엔으로 우리 돈으로 3000만원 수준이다. 두 회사가 공동 개발해 기술력은 보완하면서 개발비용은 절감하는 등 지혜를 모은 덕분에 나온 가격이다.

    최근 도요타는 스스로를 예전과 다르다며 ‘신생 도요타’라고 부른다. 뉴 캠리와 86을 앞세워 다시 한번 사랑받는 자동차 회사가 되자는 각오가 담겨 있다. 스바루에는 첫 후륜구동 스포츠카다. 자동차 튜닝업체들의 가슴도 두근거리게 한다. 튜닝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과 달리 튜닝시장이 어마어마한 일본에서 두 차의 등장은 가뭄 끝의 단비와도 같다.

    도요타 '86 ' 스바루 'BRZ'…日 부활의 상징 될까
    공교롭게 일본에서 후륜구동 경량 스포츠카가 사라진 시기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된 시기는 거의 일치한다. 이후 20년째 장기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일본에 20년 만에 등장한 86과 BRZ는 번영의 시기를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또 두 회사의 설명처럼 갈수록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고 있는 일본 젊은이들에게 다시 한번 자동차라는 꿈과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86은 오는 4월6일, BRZ는 3월28일 일본에서 출시된다. 일본처럼 합리적인 가격으로 오는 6월 국내시장에도 출시되면 ‘펀 드라이빙’을 추구하는 국내 스포츠 드라이빙 마니아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역할도 할 것이다. 86과 BRZ의 등장이 단순한 신차 출시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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