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100년 '정관장 홍삼정' 첨단 생산라인 가보니
국내 최장수 건강기능식품인 ‘정관장 홍삼정(紅蔘精·홍삼농축액)’이 올해 출시 100년을 맞았다. 홍삼정은 1조원대로 커진 홍삼 시장의 성장을 이끈 원조 격이다. 다양한 홍삼 제품군을 개발하는 원천이 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백화점에서 명절 선물판매 부동의 1위이기도 한 정관장 홍삼정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충남 부여에 있는 세계 최대 홍삼공장인 한국인삼공사의 ‘고려인삼창’을 19일 찾았다.

홍삼 냄새가 진동하는 공장 입구에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홍삼농축액이 ‘콸콸콸’ 흐르는 광경을 상상했다. 하지만 위생복을 입고 에어샤워를 거쳐 들어간 공장 내부는 정밀기기나 의약품 공장에 가까운 현대식 첨단시설이었다. 실제로 우수 의약품의 제조·관리에 적용하는 기준인 GMP 인증을 받았다.

홍삼농축액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인삼창 앞 가마솥에서 ‘홍삼 할머니’라 부르는 전문직원이 나무수저로 저어가며 상온에서 농축했다. 그러나 1975년 현대식 공정을 도입한 뒤 공장 이전과 증축을 거치며 2006년 현재의 최신 생산시설이 완성됐다.

홍삼정을 제조하는 ‘삼정 생산라인’은 이물질이 들어가는 일을 막기 위해 거의 모든 생산공정이 자동화되어 있어 끝까지 홍삼농축액이 나오는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없었다. 완제품이 나온 뒤에도 전 제품을 엑스레이로 비추고, 일부는 무작위 추출해 연구실로 넘겨 미생물 검사까지 거친다.

조용래 인삼공사 품질관리실장은 “6년간의 인삼재배과정에서부터 미량이라도 유해물질이 나오면 수매하지 않고 폐기한다”며 “전 생산과정이 검사에서 시작돼 검사로 끝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들이 먹는 ‘보약’으로 통했던 홍삼정은 1990년대 웰빙 바람을 타고 건강기능식품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정관장 홍삼정 매출은 2000년 177억원에 그쳤으나 2007년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2010년 1600억원, 지난해 1800억원에 육박했다. 인삼공사 전체 매출의 5분의 1이 이 제품 하나에서 나온다.

인삼공사는 지난해 홍삼정을 홍삼 함량을 늘리고 저온공법을 도입한 ‘홍삼정 플러스’로 새단장했다. 최고 등급 1%인 뿌리삼인 천삼(天參)으로 만든 ‘홍삼정 천’등 프리미엄 제품도 확장하고 있다.

작년 국내 홍삼시장 규모는 1조3500억원 선으로 추산된다. 인삼공사가 7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NH한삼인, 동원F&B, 천지양, 롯데헬스원 등이 홍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부여=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