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몇 년 전부터 아내와 두 아이를 미국에 보내 공부시키고 있는 기러기 아빠예요. 2007년 처음 유학 보낼 때만 해도 환율이 달러당 900원대여서 한국에서 비싼 사교육비를 들이느니 미국에서 공부시키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제는 환율이 1100원을 넘고 있어 부담이 많이 돼요.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환율이 달러당 150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급한 마음에 애들 학비를 미리 환전했는데 새 학년이 시작되기 전에 1200원대로 내리는 바람에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앞으로는 정부나 한국은행이 환율을 좀 내리거나 적어도 덜 움직이게 할 수는 없을까요?

A 외국으로 자녀를 유학 보내는 부모님이 많아지고 해외여행이 일반화된 데다, 해외 주식 및 채권 투자도 늘어나면서 원화 환율이 우리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졌죠. 이에 따라 이제는 주식 시세처럼 일상적으로 주요국 환율(원·달러, 엔·달러 등) 수준을 확인할 정도로 환율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어요. 특히,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거나 내릴 때는 개인의 환전 시점 선택은 물론 기업의 투자 결정도 어려워지면서 환율 움직임에 더욱 민감해지죠. 이처럼 많은 경제주체가 예의주시하는 원화 환율이 어떻게 결정되고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왜 큰 폭으로 오르거나 내리는지, 환율과 관련해 정부와 한국은행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죠.

◆원화 환율은 왜 오르고 내릴까요?

원화 환율은 외국 통화 한 단위를 사기 위해 필요한 원화 금액이에요. 이런 이유로 은행에서 원화를 미국 달러화로 바꿀 때 흔히 ‘달러를 산다’고 표현하죠. 따라서 환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외국 통화의 가치가 올라가는 반면 원화의 가치는 떨어지고, 환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원화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뜻하죠.

그렇다면 원화 환율은 왜 오르고 내릴까요? 환율은 일반상품 가격과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외국 통화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외국 통화의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외국 통화의 가치가 높아져서 환율이 오르게 되고, 반대로 공급이 수요보다 많게 되면 환율이 내리게 되죠.

◆원화 환율 변동의 영향은?

원화 환율이 올라가면 우리 생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우선, 환율 상승은 우리나라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죠. 예컨대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상승하면 수출품의 달러가격을 약 10% 낮춰도 똑같은 원화금액을 받을 수 있게 되죠. 외화예금을 갖고 있거나 외국 주식에 투자한 개인의 경우에도 환율 상승으로 이득을 볼 수 있죠.

그렇지만 환율 상승은 우리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해요. 먼저, 환율 상승으로 인해 전반적인 국내 물가가 오를 수 있죠. 환율이 상승하면 아이폰과 같이 우리가 직접 소비하는 수입품은 물론 원유 등 수입원자재의 국내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가격도 오르기 때문이죠. 또한 해외여행이나 유학에 필요한 자금 부담이 증가하고, 외화를 빌린 경우에는 원화로 환산한 부채 규모가 커지면서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어요.

◆원화 환율의 변동성은 왜 클까요?

모든 환율이 시시각각으로 변하지만, 특히 원화 환율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오르고 내릴 때가 많은데, 이를 일컬어 ‘원화 환율의 변동성이 크다’고 말해요.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개인의 해외송금 시점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 여부 등을 결정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우리나라 전체의 경제적 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죠.

그렇다면, 원화 환율의 변동성이 왜 클까요? 그것은 우선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자유로운 데다 우리나라의 외환 및 금융 시장이 발달돼 있어 외국인 투자자금이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쉽게 들어오고 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국내외 여건이 좋을 때는 높은 투자수익을 예상하고 우리나라에 외국인 자본이 대규모로 유입되지만,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미국 등으로 자본이 일시에 대거 빠져 나가면서 원화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것이죠.

단적인 예로 외환위기 이후 약 9년(2000년~2008년 8월) 동안 총 1415억달러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순유입됐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5개월(2008년 9월~2009년 1월) 동안 그 절반이 넘는 745억달러가 순유출되면서 100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까지 급등했어요. 그래서 종종 신문에서 ‘한국 시장은 외국인의 현금지급기(ATM)인가’라는 말이 나왔죠. 이에 더해 우리나라의 경우 남북분단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이 커질 경우 외국인의 우리나라 투자에 대한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원화 환율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돼요.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가 발표된 2010년 5월20일에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30원 가까이 상승한 것을 일례로 들 수 있죠.

◆정부나 한국은행은 무슨 일 하나요?

원화 환율은 외환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정부와 한국은행이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거나 특정 수준에 머물게 하기가 어려워요. 다만, 2008년 위기 때와 같이 해외 충격으로 외환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경우에는 외환당국이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할 수 있죠. 이는 외환시장 불안으로 자본의 급격한 유출 등 우리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당시 정부와 한국은행은 미국 등과 통화스와프를 맺고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외화자금을 시장에 직접 공급하는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및 외국인 투자자를 상대로 우리 경제의 건전성에 대해 적극 설명했어요. 또한, 최근에는 큰 폭의 환율변동성을 부르는 과도한 자본유출입을 완화하기 위해 ‘외환건전성부담금제도’ 등의 조치를 시행하기도 했어요.

조석방 < 한국은행 외환시장팀 과장 >

◆ 독자퀴즈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 아닌 것은?

(1) 국내 물가가 오른다.
(2) 우리 제품의 수출이 증가한다.
(3) 해외 여행경비 부담이 늘어난다.
(4) 자녀를 해외 유학 보낸 학부모들의 학비 부담이 줄어든다.
(5) 외국 주식 투자자는 이득을 본다.


▶퀴즈 응모요령 : ‘한경닷컴 재테크’(http://www.hankyung.com/ftplus) 코너에서 매주 토요일까지 정답을 맞힌 응모자 중 추첨을 통해 열 분께 CGV 영화상품권을 두 장씩 드립니다. 당첨자는 매주 월요일 한경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합니다.

제공 :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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