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언론 매체 보도에서 사라졌던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서기가 3일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했다.

충칭일보는 19일자 1면에 “보 서기가 지난 17일 충칭을 방문한 베트남 중앙서기처 서기인 또휘루아를 접견했다”고 보도했다.보 서기는 지난 14일 영국의 투자가들을 만난 것을 마지막으로 중국 언론의 보도에서 사라졌었다.

그는 이날 베트남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구축한 ‘충칭식 발전 모델’의 성과를 강조했다. 보 서기는 “민중의 목소리를 더욱 듣기 위해 간부들을 ‘하방’시켰고 당의 목표인 ‘인민에 대한 복무’를 실천하기 위해 분배를 중시하는 민생 정책을 폈다”고 주장했다. 그로인해 충칭시는 연평균 국내총생산(GDP)이 15%씩 성장했고 재정수입이 40%씩 증가하는 등 국민의 삶의 질 개선과 경제발전을 모두 달성했다고 강조했다.자신의 측근인 왕리쥔 충칭부시장의 미국망명 시도와 자신에 대한 비리 폭로 등의 사태가 발생한 이후 보 서기가 공개적으로 ‘충칭식 발전 모델’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따라 보 서기가 이번 사태에 적극 대처키로 방향을 선회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미국에 서버를 둔 보쉰닷컴은 이날 “왕리쥔이 보시라이의 권력장악 음모와 삼합회 등 폭력조직과의 결탁관계 등에 대한 자료를 미국측에 넘겼다”며 “현재 국무부가 이 자료를 정리해 미국 의회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이미 충칭시 서기직을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당 지도부에 전달했으며, 향후 실권이 없는 ‘한직’으로 이동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