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것보다 일 더 시키려면 인센티브에 '상호성' 적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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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BIZ School - 경영학카페
"설문 응하면 50弗 지급" 약속에 10명중 3명 응답
설문지 보낼 때 5弗 넣었더니 응답비율 52%로 껑충
결과 보고 성과급 주는 것보다 일부 먼저 주고 목표 달성하면 나머지 주는 것이 효과 커
"설문 응하면 50弗 지급" 약속에 10명중 3명 응답
설문지 보낼 때 5弗 넣었더니 응답비율 52%로 껑충
결과 보고 성과급 주는 것보다 일부 먼저 주고 목표 달성하면 나머지 주는 것이 효과 커
그런데 한 경제학자가 대안을 하나 제시했는데, 그 방법을 쓰니 응답률이 52%까지 치솟았다. 어떤 방법을 사용한 것일까. 비결은 설문지와 함께 보낸 현금 5달러에 있었다.
사람들은 설문에 응하면 50달러나 주겠다는 말보다 5달러를 먼저 받은 뒤에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더욱이 5달러만 챙기고 답변은 하지 않을 수 있었는데도 사람들은 돈을 먼저 받자 더 열심히 설문에 답했다. 그 이유가 뭘까.
사람들은 ‘나에게 잘해 주는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든 보답하려는 심리’가 있다.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 로버트 치알디니는 이것을 ‘상호성의 원리’라고 불렀다.
2011년 3월, 세계적으로 가장 가난한 도시 중 하나인 아프가니스탄의 칸다하르시는 일본에 대지진이 났을 때 5만달러의 성금을 보내줬다. 이것은 내전을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으로서는 큰 돈이었다. 칸다하르시가 성금을 낸 이유는 일본이 2009년부터 5년간 50억달러를 지원한다는 계획으로 아프가니스탄 재건을 돕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호성의 원리는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대부분 기업에서 활용하는 인센티브제는 성과를 내면 그 결과에 따라 정해진 액수를 후(後)지급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상호성의 원리를 적용해 보자. 일단 직원에게서 예상되는 성과에 대해 인센티브를 일부 선(先)지급한다. 그런 다음 목표를 모두 달성했을 때 미리 지급된 부분을 빼고 나머지를 주면 된다. 이런 방식의 인센티브는 마치 선물처럼 작용해 직원들의 성취 동기를 더 높이는 효과를 갖는다.
다만 조심해야 할 대목이 있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전년보다 실적이 좋지 않다고 해서 선지급된 성과급을 회수하는 것은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 인센티브의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현금과 현물 중 어느 것이 더 좋을까. 이에 답하기 위해 크리스토퍼 시 시카고대 교수는 사람들이 30만원의 현금과 그에 준하는 호텔 식사권 중 무엇에 더 만족하는지를 실험했다.
결론적으로 호텔 식사권을 받은 직원들의 만족도가 더 높게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는 현금이 더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심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호텔 식사권을 받은 직원들은 그것을 돈으로 환불할 수 없는 이상 무조건 호텔식사를 해야만 한다. 현금이었다면 더 실용적인 제품을 구입하는 데 썼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다시 말해 호텔식사를 하면서 얻은 만족은 어디에 썼는지도 모르는 현금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최근 외적 동기보다는 내적 동기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인센티브제 활용에 있어 경제적 측면보다 심리적 측면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정작 직원들이 심리적으로 만족하지 못한다면 높은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기업들은 인센티브 제도를 만들 때 직원들이 가장 기뻐하고 오래 뇌리에 남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중 하나로 직원들의 성취 동기를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를 일부 선지급하는 방식을 활용해 보는 건 어떨까. 직원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성과를 향상시키려는 심리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계평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