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국이 유럽위기서 먼저 탈출하는 비결은
영국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인다는 소식이다. 1월 소비자신뢰지수(CCI)가 전월 대비 9포인트 상승했으며 기업신뢰도 지수도 12월 92.8에서 94.7로 크게 개선됐다. 물가는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설문조사에서 영국 경제가 나아졌다고 응답한 비율도 전월 대비 5%포인트 늘어났다. 지난해 국가 채무도 전년 대비 16% 감소한 상태다. 머빈 킹 잉글랜드은행장은 “지금 영국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내년부터는 경제 회복의 가시적 효과가 뚜렷이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하는 영국 정부다.

2010년 5월부터 시작한 영국의 재정개혁은 이제 터널의 끝을 빠져나오고 있다. 그동안 어떤 정권도 해내지 못한 심도있는 보수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캐머런 정권이다. 대학 등록금을 3배나 올렸으며 주택 공급자금을 68%나 줄였다. 연금 수령 연령을 연장하고 육아 보육지원을 줄이는 과감한 메스를 단행했다. 새로운 변화가 나타났다. 대학 등록금을 올리도록 하자 대학들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 등 수요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물론 복지를 제공하는 민간 시장도 활발하게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영국만이 아니다. 유럽국 중 가장 먼저 경제위기에 빠져들었던 아일랜드도 완연하게 살아나고 있다. 이미 GDP 대비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섰고 올해엔 경상수지 흑자율이 1.9%로 올라간다. 물론 친기업적인 정책과 세금 감면이 회복을 만들어 냈다.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인 법인세율을 꿋꿋이 지켜오는 아일랜드다.

영국 보수당의 이 같은 정공법은 포퓰리즘에 찌든 대중 정치인들과 좌파 경제학자들의 공격을 수없이 받아왔다. 하지만 재정지출을 줄이고 감세를 해 기업의 활력을 살리는 길 외에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지름길은 없다. 다른 어떤 방법도 꼼수에 불과하다. 한국의 보수당은 누가 더 많이 퍼줄 것인지를 야당과 내기하는 형국이다. 나라경제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