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외국계은행들은 불법영업, 높은 배당, 감독부실, 실적부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선진금융이라는 말이 무색한 외국계은행의 실태를 김동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Report>

대출을 미끼로 다른 상품에 가입을 강요하는 일명 `꺾기`라는 불법영업으로 많은 대출자와 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외국계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최근 3년간 모두 24억원의 꺾기를 해 국민은행에 이어 2번째로 많았습니다.



국민은행과의 규모의 차이를 감안하면 굉장히 많이 한 겁니다.



씨티은행도 5억원의 꺾기를 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보다 많았습니다.



외국계은행들은 이러한 불법영업과 함께 배당도 많이 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외국계은행의 배당성향은 지난 2008년 이후 급증하며 국내은행의 2배를 웃돌았습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외국계은행의 배당성향은 56%로 한국계은행의 25%의 두 배가 넘었습니다.



반면 수수료 인하는 외면하고, 사회공헌은 쥐꼬리만큼 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SC은행의 사회공헌 활동비는 61억원으로 그해 당기순이익 3천억여원의 2%수준에 그쳤고, 씨티은행은 28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1%도 안됐습니다.



지방은행과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수준입니다.



높은 배당 등 이익에만 집중하면서 수수료인하와 사회공헌은 외면하는 외국계은행의 영업행태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2>

외국계은행을 취재한 김동욱 기자 나와있습니다.

김기자. 외국계은행이 처음에 들어올 때는 선진금융이다 이런 말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2>

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딱히 선진금융이라는 느낌을 받기가 힘듭니다.



기업대출은 외면하고 가계대출에만 치중하면서 땅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에 매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금리상승의 주범으로도 지목받고 있습니다.



한국씨티은행의 예대마진은 4%가 넘는데요. 국내은행 평균이 3%도 안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굉장히 높은 겁니다.



오히려 불법, 편법 영업에서는 선진금융을 선보였는데요.



‘꺾기’ 외에도 우리나라 은행들이 하지 않는 ‘메탈론’이라는 불법영업을 한다던지 조세피난처 역외 펀드 등에 투자하면서 눈총을 받았습니다.



SC은행은 국내법상 허용되지 않는 귀금속을 빌려주는 영업행태, 이른바 ‘메탈론’을 해 지난해 금감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은바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불법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백금과 팔라듐 등의 귀금속 1억1천700만 달러 상당을 취급하면서 본사를 통해 거래하는 등의 ‘꼼수’를 썼습니다.



또 씨티은행, SC은행, HSBC 등 국내에서 영업 중인 4개 외국계은행들은 조세회피지역에 있는 역외펀드에 투자하다 국세청으로부터 ‘세금폭탄’을 맞기도 했습니다.



이들 은행들은 룩셈부르크 소재 역외펀드인 ‘시카브펀드’를 취급했다가 배당소득에 대해 국세청에 수천억원의 추가 세금을 내게 됐습니다.



앵커3>

이렇게까지 영업하고 있는데 실적은 잘 나옵니까? 어떤가요?



기자3>

그렇지 않습니다. 씨티은행은 합병 당시 국내 금융시장 점유율이 7%였습니다.



당시 하영구 행장은 “수년 내 10%까지 올려 메이저은행이 되겠다”고 말했지만 현재 씨티은행의 시장점유율은 4%로 오히려 주저앉았습니다.



SC은행의 시장점유율도 5% 정도입니다.



지난해 2분기 당기순이익을 보면 씨티은행이 1천4백억원,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1천120억원 수준으로 해당 분기 국내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과 비교하면 초라합니다.



자신 있다던 기업금융에서도 힘을 제대로 못쓰고 있고 소매금융에서도 헤매고 있는 모습입니다.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외국계라서 갖던 수익 창출의 기회가 줄어든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인터뷰1>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우리나라가 그 동안에 외환 변동성이 상당히 높았는데 정부가 선물환 규제 같은 걸로 그걸 통제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금융시장 전체적으로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깐 수입 창출의 기회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 또 소매금융 쪽은 우리나라가 사실 알게 모르게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그렇게 쉽지 않은 부분도 있고.."



앵커4>

실적이 좋지 않은데도 배당을 통해 수익을 본사로 많이 가져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배당 때문에 ‘국부유출’ 논란도 일고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4>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12월 설립 이후 최대인 1천3백억원의 중간배당을 기습적으로 결정했습니다.



당시 결산이 끝나기도 전이었고, 금융당국이 고배당을 자제해달라고 하던 시기인데요.



은행과 같은 경우는 정부의 승인을 받고 영업을 하는 독과점 체제인데도 당국의 자제요청도 무시하고 고배당을 하면서 눈총을 샀습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는 지난해 3월 1천억원을 영국 본사에 송금했습니다.



이에 대해 SC은행 측은 본사에 배당금을 송금한 것이 6년반 동안 1천억원이 전부라며 많은 게 아니라고 해명했는데요.



하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27개 지점을 폐쇄한 시기와 맞물리면서 ‘먹튀’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앵커5>

이런 불법, 편법적인 영업을 계속하고 있고 배당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감독당국의 관리 소홀 탓도 있는 것 같은데, 감독당국은 뭘 하고 있습니까?



기자5>

외국계은행들은 국내 감독기관의 감독에 대해서도 자료제출을 미루고 글로벌 스탠다드를 이유로 국내정책에 잘 따르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감독당국의 처벌도 ‘솜방망이’에 그치면서 이에 대해 국제 금융기관의 힘에 눌려 ‘봐주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금감원이 SC은행의 메탈론 취급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가 아닌 ‘기관주의’를 줬던 사례도 이러한 의혹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당시 제재 수위가 낮아진 것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 은행 업계에서 금속 거래가 허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당국의 이런 모습으로 인해 오히려 국내은행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인터뷰2>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외국계은행들이 외국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그래서 국제룰이라는 것을 제시하면서 감독당국의 방향과는 상치되고 또 우리 사회적 분위기나 그런 거에 대해서 거부하는 경향이 크다고 봅니다. 감독당국이 제대로 국내은행과 똑같이 감시감독을 못하다 보니깐 어떤 면에서는 감독의 사각지대인 부분이 있고요. 또 국내은행의 입장에서는 역차별 받는다는 인상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앵커6>

외국계은행들이 문제도 많이 일으키고 있는 반면 실적은 잘 안 나오고 외국계은행을 다니는 분들 입장에서는 참 답답할 것 같기도 한데요.

우리나라에서 그들의 장점을 살려 경영해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6>

사실 외국계은행의 장점들도 있습니다.



좋은 상품들을 가지고 있고, 국제 금융시장에 대한 풍부한 정보들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외화 자금조달처를 다양하게 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 등 순기능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장점 살리면서도 조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인 임원을 늘린다던지 국내소비자와 대화를 늘리는 등 국내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월가 시위 등에서 봐서 알다시피 금융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국내 정서 등을 고려한 현지화에도 좀 더 노력을 기울여야겠습니다.



인터뷰3>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외국계은행들이 우리나라 환경에 좀 더 밀착된 영업을 하는 방향으로 해야 하는데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하는 그런 룰만 제시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에만 집중하는 것. 그런 것은 지양되야 하고요. 또 그들의 고용구조나 영업행태가 국내와 융합하는 그런 쪽에서 소비자보호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4> 스탠다드차타드은행 관계자 (음성변조)

"한국말이라는게 또 톤에 따라서 틀리고 여러가지 함축된 게 많잖아요. 그런게 통역으로도 전달 안되니깐 그럴 때 좀 답답하죠. 가능하면 한국 임원들이 등용되면 좋겠는데 그게 안 되가지고.. SCB가 들어온 이후로 한국 사람이 은행장이 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계속 외국인이었어요."



인터뷰5>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글로벌 전체적인 정책과 현지에서의 문제 이런 걸 잘 결합해서 글로벌이 갖고 있는 장점, 좋은 상품이 있다던가 정보가 빠르다던가, 그리고 여기와서 고객의 수요라던가 이런걸 잘 매치를 시키려면 너무 한쪽에 치우치는 것보다는 양자를 잘 어우르는 그런 조화스러운 경영. 그런게 중장기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





앵커7>

외국계은행의 문제들 짚어봤습니다.

외국계은행들도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변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김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기자7>

감사합니다.


김동욱기자 dwkim@wowtv.co.kr
한국경제TV 핫뉴스
ㆍ크레용팝 공항패션, 캐주얼룩 선보여‥ 헬멧 안쓰니 `누구세요?`
ㆍ화성인 코점녀 "각종 성인 사이트에서 내 사진 도용"
ㆍ많이 먹어도 살 안찌는 비결!‥섭취량 2/3를 물로?
ㆍ금보라, 둘째아들 공개 특전사 출신 듬직한 `훈남`
ㆍ외국인 `일등공신`‥코스피 2천선 탈환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