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물러난 롯데백화점, 50대 사장 '무거운 바통잇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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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나들목
1979년 이래 롯데백화점의 정책은 백화점 업계의 기준이었다. 세일 일정이나 판매수수료를 정할 때는 롯데백화점부터 쳐다봤다. 이 사장이 수시로 ‘맏형론’을 밝힌 배경이었다. 학구열도 남달랐다. 점장을 하면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딸 정도였다. 전 임직원이 참여한 해병대 지옥훈련은 업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많은 업적을 남긴 이 사장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경영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오랜 관행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억대 성과급을 내걸자 납품업체에 재고를 사도록 강요, 실적을 부풀린 상품기획자가 적발됐다. 입점업체에는 경쟁사에 입점하지 말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런 폐습들이 드러나면서 정부와 정치권의 개입을 초래하기도 했다.
최근 대형 유통업계는 위기를 맞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 대형 유통업 공정거래에 관한 법 등으로 인해 설 자리는 크게 축소됐다. 수입의 기반이 되는 판매수수료를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백화점 1세대들이 누리던 유통시장에서의 자유는 이제 먼 추억으로 돌려야 할 판이다.
이 사장이 쥐고 있던 ‘백화점 맏형’이란 바통은 신헌 롯데쇼핑 사장(58)이 이어받았다. 그는 롯데백화점 내에선 업무에 정통한 ‘작은 거인’으로 불린다. 앞선 경영감각과 원만한 대인관계 능력도 함께 갖췄다는 평가다. 이제 신 사장도 ‘맏형’의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 그 첫걸음은 상생과 정상적인 생태계가 작동하는 유통시장을 만드는 데 있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포퓰리즘 공격을 돌파할 수 있는 힘도 거기에서 나온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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