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과 철강, 조선업계가 상생을 위해 처음으로 공동세미나를 개최한다. 시황악화로 각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협력을 통해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선주협회와 철강협회, 조선협회는 다음달 시황세미나를 공동개최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선주·철강협회 간 세미나에 조선협회까지 참여하는 형식으로, 오는 9월께 일본에서 열릴 예정인 승선세미나를 포함해 연 2회의 공동세미나를 정례화할 방침이다.

세미나에서는 각 산업의 국내외 동향과 전망, 해운·철강·조선의 동반성장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세 업종의 최근 시황과 동향 정보를 교류해 상생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라며 “올해부터는 해운과 철강산업의 전후방 연관관계에 중간역할을 하는 조선까지 참여하는 만큼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상황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 협회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뭉치기로 한 데는 업계간의 공동 위기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해운시황 침체로 선박 발주가 줄어 조선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조선업체의 선박 건조가 감소해 후판을 공급하는 철강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식이다. 고유가와 운임하락의 여파로 국내 최대 선사인 한진해운은 지난해 4926억원의 영업손실과 8238억원의 순손실을 봤고, 현대상선 역시 366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주요 조선사와 철강업체들의 실적도 쪼그라들었다. 현대중공업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6.7%, 31.4% 하락했으며 삼성중공업 역시 영업이익 감소폭이 20%에 달했다.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2.3%, 25.2% 줄었고 동부제철은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경제침체와 공급과잉 등의 여파로 올해 전망 역시 불투명한 상태다.

해운업계 고위관계자는 “일본은 해운과 조선, 철강산업 간 협력이 매우 긴밀하게 이뤄지는 반면 우리는 걸음마 수준”이라며 “해운·조선시황 분석시스템 같은 공동사업을 개발하는 것을 비롯해 국가 차원에서도 연계발전을 돕는 중장기 계획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