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맛집 베스트 10
[뭐든지 랭킹] 줄 서는 것은 기본…오직 ‘맛’으로 승부
그곳에 가면 편안한 인테리어나 분위기 있는 음악과 함께 식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친절한 서비스도 기대하기 힘들다. 주차 시설도 딱히 없다. 하지만 밀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30분에서 1시간은 기다리는 것이 기본이다. 그곳은 바로 소문난 맛집. 사람들을 끄는 것은 오직 맛이다. 이곳에서 한 끼 식사를 하기 위해 사람들은 기꺼이 시간을 들여 찾아가고 줄을 서는 일도 감수한다. 맛집이 제공하는 ‘정말 잘 먹었다’는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다. 그리고 서민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저렴한 가격도 맛집을 찾는 이들의 행복도를 높인다.

전국의 맛집 정보를 모아 놓은 맛집랭킹(www.foodranking.co.kr)이 집계한 서울 지역 맛집 순위에 따르면 동대문구 용두동에 있는 ‘나정순할매쭈꾸미’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아 1위에 올랐다. 네티즌들은 이 집의 메뉴인 주꾸미볶음이 “너무 매워도 계속 생각나는 맛”, “비오는 날 소주 한잔과 잘 어울리는 기막힌 맛”이라고 평가했다. 가격은 1인분에 1만 원, 주꾸미볶음을 다 먹은 후 철판에 밥을 볶아 먹는 맛이 일품이다.

2위는 중구 명동의 ‘하동관’. 70년 전통에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 등장했던 곰탕집이다. 박정희·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이 참모와 함께 이곳을 즐겨 찾았거나 청와대에서 배달시켜 먹은 것으로 유명하다. 하동관은 진하고 깊은 국물 맛이 승부수다. 한 네티즌은 “식객에 나온 표현이었던가요. 위장을 기름으로 코팅하는 듯한 포만감이 있는 집입니다. 하지만 느끼한 게 아니라 담백하고 깔끔해 좋은 재료로 제대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죠”라고 말했다. 가격은 고기 양에 따라 8000원, 1만 원, 1만2000원이며 선불로 내야 한다.
[뭐든지 랭킹] 줄 서는 것은 기본…오직 ‘맛’으로 승부
3위는 종로구 관철동 시사영어학원 뒤에 있는 ‘뚝배기집’. 테이블이 10개도 안 되는 좁은 가게지만 하루 종일 이곳의 우렁된장찌개를 찾는 이들로 문전성시다. 우렁된장찌개와 같이 나오는 비빔밥은 고추장이 아닌 된장찌개로 비벼 먹어야 제맛이다. 사람이 많기 때문에 다 먹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 것이 이곳의 룰이다. 가격은 단 4500원으로 저렴하게 가정식 맛을 느낄 수 있다. 4위는 ‘연신내의 불오징어’로 유명한 은평구 대조동의 ‘두꺼비집’. 30년 전통의 이 집은 불오징어 원조집이다. 푸짐한 야채와 빨간 양념에 버무려져 나오는 생오징어를 철판에 구우면 금방 불오징어의 냄새가 침을 고이게 만든다. 매운 맛은 과할 정도는 아니다. 가격은 2인분에 1만2000원이고 밥까지 볶아 먹는 게 코스다.

10위권 중 유일하게 서양 요리가 메뉴인 홍대입구에 있는 프리모바치오바치가 5위다. 메뉴의 특성상 젊은 여성과 데이트족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파네. 항아리 모양 빵 안에 담긴 매콤하고 고소한 크림 스파게티다. 스파게티를 먹고 남은 소스와 젖은 빵을 긁어먹는 재미가 있다. 또한 식사 전 주는 마늘빵은 맛과 부드러움이 예술의 경지이고 무한 리필이다. 가격은 파네가 1만1000원.

이 밖에 ‘신토불이 떡볶이’, ‘먹쉬돈나’가 떡볶이로 유명하고 35년 전통의 굴보쌈집 ‘삼해집’이 서울의 대표적인 맛집으로 통한다. 그리고 강남 지역에서는 해주냉면의 비빔냉면과 ‘상도곱창’의 곱창구이가 유명하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