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이 외환은행장 겸 외환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돼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후 외환은행장으로 내정된 그는 이날부터 법원으로부터 외환은행의 임시 대표이사로서 자격을 얻어 정식으로 최고 경영자(CEO) 역할을 수행하게 된 것이다. 이날 오전 래리클레인 외환은행장은 퇴임식을 가졌다.

10일 법원으로부터 임시 대표이사 자격을 받은 윤용로 행장은 이날 외환은행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로부터 외환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공식적으로 호선돼 상임이사로 선임됐다. 외환은행은 지난주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행장 퇴임을 앞두고 은행장을 대행할 상임이사가 없어 법원에 임시 대표이사를 청구했다. 법원으로부터 임시 대표이사 자격을 받으면 주주총회에서 은행장으로 선임되기까지 법적으로 상임이사 자격을 얻게 된다.

당초 이날 이사회는 잠정 연기됐으나 법원에서 윤용로 행장을 임시 대표이사로 승인함에 따라 전체 9명 외환은행 이사 가운데 사외이사 4명에 상임이사(윤용로 행장) 1명의 과반수가 참석함에 따라 긴급하게 열리게 됐다.

윤용로 행장은 이날 정기 이사회에서 의장 자격으로 이사회 진행을 맡았고 올해 외환은행 사업계획과 여신운용계획 등을 보고 받았다. 이사회는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윤용로 행장의 참석을 방해할 것으로 우려해 외환은행이 아닌 근처 호텔에서 진행됐다. 이사회가 열린 시간도 당초 정해진 오후 2시가 아닌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다.

이날 외환은행의 사외이사들은 외환은행의 사업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는 등 경영의 전반적인 사항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윤 행장은 다음 달 12일 열리는 외환은행 임시 주총에서 정식으로 행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새 사외이사로 오세종 전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과 정광선 중앙대 명예교수, 천진석 전 하나증권 대표, 홍은주 전 iMBC 대표, 하용이 전 한국은행 홍콩 사무소장 등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사로 활동 중인 하용이 전 소장만 제외하고 전부가 교체되는 것이다.

한편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은 이날 임직원 100여명만 참석한 비공개 퇴임식을 가졌다.

클레인 행장은 퇴임사에서 “지난해 2분기에는 45년 은행 역사상 분기별 최고 실적을 달성해 외환은행의 저력을 보였다”며 “‘작지만 최고의 은행’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우리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소 상기된 얼굴로 퇴임식을 마치고 나온 클레인 행장은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만감이 교차한다”며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을 승인해 준 금융당국에 대해 “한국의 금융당국은 리더십이 있다”며 “앞으로 한국의 금융 산업은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