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그룹이 LIG넥스원 지분 49%를 매각한다. 해외 전략적 투자자(SI)를 끌어들여 방산 사업을 키우는 동시에 회사 재무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에서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IG그룹은 최근 모건스탠리 도이치 씨티 골드만삭스증권 등 4곳의 외국계 IB를 대상으로 매각 자문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배포하고 설명회를 가졌다. 다음주께 1~2개 자문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주)LIG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LIG는 이중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한도인 51%를 제외하고 지분을 전량 매각할 계획이다.

LIG그룹의 지분 매각은 금융권에서는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해 LIG건설 법정관리를 계기로 60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 자금을 금융권에서 조달했기 때문이다. 만기 3~5년으로 현재 자금 사정이 빡빡한 것도 아니다.

IB업계 관계자는 “넥스원 지분 매각은 해외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해 사업을 키우겠다는 목적인 것 같다”며 “자금난을 우려해 웅진코웨이를 파는 사례와 다르다”고 분석했다. 방위산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R&D(연구·개발)와 시설 투자를 강화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기술력을 갖춘 해외 기업을 전략적 투자자로 끌어들일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제대로 된 인수 경쟁이 벌어지면 지분 매각대금이 5000억원 안팎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추산한다. 매각대금 중 일부는 대출금을 갚는 데 사용될 것으로 예상돼, (주)LIG 재무구조도 호전될 전망이다.

LIG넥스원은 유도무기, 통신, 지휘통제 정밀전자 부품 개발과 생산에 주력하는 방산사업체다. 2010년 매출 9430억원, 순이익 369억원을 기록했다. LIG그룹은 지난해 LIG건설의 법정관리로 ‘부실 계열사 꼬리자르기’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LIG건설은 법정관리 신청 며칠 전에 40여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해 금융회사와 CP투자자들에게도 손실을 끼쳤다.

고경봉/좌동욱 기자 kgb@hankyung.com

마켓인사이트 2월10일 오전 11시37분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