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PIIGS 국가는…포르투갈 '흐림', 이탈리아 '맑음'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이란 최악의 사태를 피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PIIGS(포르투갈·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중 나머지 네 나라로 쏠리고 있다.

4개국 중 재정위기 탈출 전망은 이베리아 반도국(포르투갈·스페인) ‘흐림’, 아일랜드·이탈리아 ‘맑음’으로 요약할 수 있다.

포르투갈은 최근 ‘제2의 그리스’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 금리가 치솟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1월 말 연 16.01%까지 치솟았던 10년물 국채 금리는 10일 연 13.29%로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초위험 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5.8%로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데다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국가신용등급을 정크(투자부적격) 등급으로 낮춘 이후 기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GDP 증가율 전망도 -3.0%로 그리스(-2.8%)보다 더 나쁘다.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포르투갈이 천천히 죽어가는(slow death) 덫에 걸려들었다”고 평했다.

스페인은 청년의 절반 가까이가 ‘백수’인 실업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작년 말 스페인의 실업률은 22.9%였고, 청년 실업률은 48.7%에 달했다. 국채 금리도 2월 들어 상승세다. 이달 초 연 4.86%였던 10년물 국채 금리는 10일 연 5.21%까지 올랐다.

반면 이탈리아는 마리오 몬티 총리가 뚝심있게 개혁 조치를 진행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되찾고 있다. 취임 이후 정부 지출 축소, 공공부문 30만명 감원 등 재정건전성 강화 조치를 밀어붙였다. 그 결과 1월 말 연 8.09%까지 올랐던 10년물 국채 금리는 10일 연 7.04%로 떨어졌다.

아일랜드도 지난달 말 구제금융 이후 처음으로 국채 만기 연장에 성공하는 등 경제 정상화 작업이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재정적자 목표치를 달성한 것도 안정화 요인으로 꼽힌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