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국의 주요 5개 은행이 침체된 주택시장을 살리는 데 3년간 250억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이들 은행이 금융위기 이후 주택 압류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관련 서류 검증 과실로 주택 소유자들이 입은 피해를 인정하고 합의금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BoA(합의금 118억달러), 웰스파고(54억달러), JP모건체이스(53억달러), 씨티그룹(22억달러), 얼라이(3억달러) 등 5개 은행이 오클라호마주를 제외한 49개 주정부와 이 같은 내용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합의금을 내는 조건으로 압류 과실과 관련한 소송을 면하게 됐다.

250억달러 가운데 170억달러는 주택담보대출금(모기지) 원금을 제때 갚지 못해 주택 압류 위기에 처한 대출자들의 원금 경감과 대출조건 재조정에 지원된다. 30억달러는 대출금을 상환하고 있지만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을 수 없는 주택(깡통주택)의 소유자 약 100만명이 저리로 재융자받을 수 있도록 활용된다. 2008~2011년 주택이 압류된 75만명에게는 1인당 현금 2000달러가 제공된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모기지로 구입한 미국 전역의 주택은 4850만채이며 이 중 깡통주택은 22%인 1070만채에 달했다. 채무와 주택시세의 차액 즉 깡통금액은 6990억달러에 이른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한 뒤 은행에 압류된 깡통주택들은 악성 급매물로 나와 주택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는 주된 요인이 됐다. 이번 조치로 약 10%의 깡통주택이 구제받게 된 것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