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가 계속 호조세다. 공급자관리(ISM)지수 상승 반전에 이어 제조업지수, 필라델피아 연준지수 등의 상승세가 이어진다. 지난해 4월 이후 고용은 최대치로 늘어났고,실업률도 5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1월 실업률은 8.3%로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어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미국 고용은 개선되고 있고 미국 경제는 복원력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미국 경상수지적자가 크게 개선된 것도 에너지 가격의 변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럽의 분위기나 중국 일본의 상황과는 판이하다.

놀랍게도 지하 암반층(셰일층)에서 뿜어져 나오는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이 새로운 경제활력의 견인차다. 해외에 나갔던 제조업체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경제 회복에 한몫하고 있다. 정치는 경제 회복을 뒷받침한다. 위기상황에 맞서 싸우려는 도전과 개척정신, 그리고 끊임없는 혁신의 승리다.

암반층에서 석유를 채굴하려는 시도는 30년 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관련 기술이 뒤따르지 못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관련 기술이 자연스레 개발됐다. 수평 착암기(드릴)와 수압파쇄기 등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암반층 아래 천연가스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천연가스는 10년 만에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했다. 석유와 가스가 채굴되면서 건설과 운송 등 다른 산업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5년간 관련 업계의 일자리만 15만8500개가 늘어났다. 아이다호주에는 세일 가스 근로자들의 마을까지 생겨났다.

에너지 가격이 싸지면서 석유화학과 철강 등 해외로 나갔던 미국 제조업체들도 생산비 절감을 위해 다시 미국으로 U턴하고 있다. 이미 동부 해안과 중서부 지역에는 관련 설비가 들어서고 있다. 중국의 임금상승으로 인해 생산비가 높아지고 물류비용도 올라가자 U턴하는 기업들도 물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때아닌 원가 메리트를 맛보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경제에 성숙이라는 것은 없다는 식이다.

그동안 일부 좌파 경제학자들과 비관론자들은 미국 경제가 곧 망할 것이라는 근거없는 종말론을 내세워 위기를 부추겼다. 미국 주가가 대폭락하고 금융 시장이 요동을 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말이 바뀌고 있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어제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기의 부활이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단순히 고목에 꽃이 피는 국부적인 현상은 아니다.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 새로운 기회가 터지고 있는 것이다.